우린 수능스타일 ♬… ‘물수능 괴담’ 떠돌아도 겁먹을 것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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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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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86‘쉬운 수능’ 둘러싼 진실 혹은 거짓 3가지

《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쉽게 나오면 누구에게 유리할까. 만점자가 영역별로 1% 정도 나오면 문제를 하나만 틀려도 정말 등급이 뚝 떨어질까. 교육 당국이 전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거듭 밝힘에 따라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방침이 입시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놓고 수험생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입시정보기관의 분석이 제각각이다. 쉬운 수능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입시 전문가들의 설명으로 풀어본다. 》
① 특목고 학생들이 만점자 독식?

2013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1차 원서접수를 이틀 앞둔 14일 서울 노원구 대진고에서 고3 수험생들이 진학지도를 받고 있다. 쉬운 수능은 실수 한 번으로도 등급이 갈릴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13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1차 원서접수를 이틀 앞둔 14일 서울 노원구 대진고에서 고3 수험생들이 진학지도를 받고 있다. 쉬운 수능은 실수 한 번으로도 등급이 갈릴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지난해부터 사교육 기관들이 설명회나 컨설팅에서 유독 강조한 점이 있다. 수능이 쉬워져도 결국에는 특목고 학생이 유리하다,

만점자를 영역별로 1%만 만들어도 특목고 학생들이 독식한다는 말이었다. 본보 분석에 따르면 이 예측은 사실과 달랐다. 2011학년도와 2012학년도 수능 만점자(재학생 기준)를 비교했더니 모든 영역에서 일반고 학생이 더 많이 늘었다.

언어의 경우 일반고는 만점자가 166명에서 710명으로 3.3배 증가했다. 특목고는 82명에서 286명으로 2.5배였다. 수리‘가’는 일반고가 12.3배, 특목고가 10.3배, 수리‘나’는 각각 0.6배, 0.5배, 외국어는 15.5배, 5.3배였다. 김윤수 부산·언양종로학원 평가실장은 “원래 공부를 잘하는 특목고의 특성상 수능이 쉬워져도 이득을 본 학생은 많지 않았다. 반면에 일반고는 중상위권의 성적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② 1개만 실수해도 등급 추락?

수능이 쉬워지면 상위권일수록 등급 유지가 힘들다는 얘기는 어느 정도 맞았다. 실수 하나로 등급이 확 내려간다는 뜻이다.

김영일교육컨설팅이 인문·자연계열 5만 명씩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 모의평가 등급과 수능의 등급을 비교했다.

자연계열의 경우 모의평가에서 1·2등급을 받았지만 수능 때 낮은 등급을 받은 학생이 상당히 많았다. 모의평가가 2등급이었다가 수능에서 1등급으로 올라간 경우는 언어 8.6%, 수리‘가’ 8.8%, 외국어 4.8%에 불과했다. 인문계열도 비슷했다. 모의평가에서 언어 2등급, 수리‘나’와 외국어 1·2등급을 받은 학생은 대부분 수능에서 등급이 하락했다. 모의평가 2등급에서 수능 1등급으로 올라간 경우는 언어, 수리‘나’, 외국어에서 각각 9.7%, 24.9%, 12.3%였다.

조미정 김영일교육컨설팅 교육연구소장은 “쉬운 수능에서 한두 문제의 실수로 등급이 바뀌었다는 속설은 사실이다. 수능이 쉬워지면 상위권일수록 얼마나 실수를 적게 하느냐가 좋은 점수를 내는 관건이 된다”고 말했다.
③ EBS교재만 달달 외우면 안심?

수험생 사이에서는 “EBS 교재만 보면 된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한 고교 교사는 “수능의 EBS 연계율을 70%로 하겠다고 발표한 후 교과서나 다른 문제집으로 수업하면 학부모에게서 항의가 들어올 정도”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EBS 교재만 봐서는 고난도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지적한다. 비상에듀가 지난해 수능에서 상위권과 하위권을 가른 문제를 살펴봤더니 언어는 13개 중 2개, 수리‘가’는 10개 중 5개, 수리‘나’는 9개 중 1개, 외국어는 13개 중 4개가 EBS 교재와 연계되지 않았다. 이런 문제에서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의 정답률은 많게는 55%포인트까지 차이가 났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장은 “EBS 교재에 나온 지문이나 문제를 외우는 방법으로는 최상위권 성적을 올리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언어는 EBS 교재에 수록된 작품의 다른 지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수리는 질문이나 조건을 축소·확대하는 식으로 출제된다. 외국어는 지문이 거의 그대로 나오지만 문제 유형은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BS 교재만 달달 외우면 실전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6월 모의평가의 경우 EBS 교재와 연계된 문제도 상당히 변형돼 출제됐다. 심화학습을 하지 않은 학생은 풀기 어려웠다. 어떻게 바뀌어 나와도 풀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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