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경북]노벨상 사관학교 MPG, 끊임없는 연구로 정상에 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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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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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플랑크 포스텍 연구센터

1989년 11월 포스텍을 방문한 역대 노벨상 수상자 10여 명이 기념촬영을 했다. 뒷줄 가운데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포스텍 제공
1989년 11월 포스텍을 방문한 역대 노벨상 수상자 10여 명이 기념촬영을 했다. 뒷줄 가운데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포스텍 제공
1989년 11월 포스텍을 방문한 역대 노벨상 수상자 10여 명이 기념촬영을 했다. 뒷줄 가운데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포스텍 제공포스텍 공학3동 입구 벽에는 ‘막스플랑크 포스텍 복합물질연구센터’ ‘막스플랑크 아토초과학연구센터’라고 쓴 안내판이 붙어 있다. 막스플랑크 연구재단(MPG)의 상징인 미네르바(지혜의 여신) 로고가 포스텍 심벌과 ‘나란히’ 새겨져 있다.

MPG 미네르바가 있는 대학은 아시아에서 포스텍이 유일하다. 독일의 기초과학 연구역량과 자존심을 상징하는 막스플랑크재단이 포스텍에 미네르바를 허용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 포스텍과 경북도, 포항시가 2008년부터 총력전을 펼친 끝에 결실을 본 것이다.

MPG는 단일연구기관으로는 기초과학연구 분야에서 단연 세계 1위다.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양자역학의 창시자 막스 플랑크(1858∼1947)를 기념해 1911년 설립된 MPG는 ‘노벨상 사관학교’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그동안 노벨상 수상자를 32명 배출했다. 독일 전역에 80여 개 연구소를 거느리고 있다. 해외연구소는 2009년 미국에 처음 개설했다. 과학자 6000여 명을 포함해 근무인력이 1만4000여 명. 연간 예산은 2조 원에 이른다.

이 정도만 보더라도 MPG가 다른 나라에 연구소나 센터를 설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MPG와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연구 역량을 갖췄는지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위한 기초과학 연구 자격이 있는지를 철저하게 검증하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통과해 연구소나 센터를 설치하면 노벨과학상을 반쯤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을 하는 것도 이런 사정에서다.

포스텍은 2007년부터 MPG와 ‘주니어리서치그룹’이라는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기초과학 연구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MPG의 주요 프로그램이다. 2010년 2월 한독 정상회담 때도 MPG 한국연구소 설립은 주요 안건이었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지난해 10월 ‘재단법인 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연구소’가 태어났다. 뛰어난 연구인력에 기초과학연구에 필수적인 방사광가속기 같은 연구기반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0년 9월부터 포스텍에 미리 설치된 아토초과학연구센터는 지난해 12월 ‘이름값’을 하는 성과를 냈다. 아토초 펄스(파장)를 생산하는 데 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성공했다. 아토초는 100경(京·1경은 1조의 1만 배)분의 1초로,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도는 속도 등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단위다. 아토초과학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과학 문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MPG 소속으로 아토초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후보 영순위로 꼽히는 F 페렌츠 크러우스 교수의 참여로 가능했다.

아토초과학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인 김동언 포스텍 교수(54·물리학과)는 크러우스 교수가 노벨상을 수상할 경우 공동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극고속 분야에서 한국과학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기존의 연구를 끊임없이 뛰어넘어 완벽한 세계 정상에 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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