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잊혀진 사직공원, 다시 시민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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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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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걷다가 공연-갤러리 감상
광주시, 낡은 시설에 예술 입혀

도심 속 추억의 공간 광주문화재단은 사직공원 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배드민턴장을 기하학적인 도형과 선이 조화를 이룬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었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도심 속 추억의 공간 광주문화재단은 사직공원 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배드민턴장을 기하학적인 도형과 선이 조화를 이룬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었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광주 남구 사동 사직공원은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시민들의 나들이 코스로 인기였다. 사직동물원과 전망대, 활터인 관덕정 등 볼거리가 많고 봄에는 벚꽃이 만발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였다. 1991년 동물원이 우치공원으로 옮겨가면서 사직공원은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차츰 잊혀져 갔다. 아련한 추억의 공간인 사직공원이 문화예술공원으로 변신해 시민 곁으로 되돌아 왔다.

광주시는 사직공원 공공예술프로젝트를 완료하고 28일 오후 콘텐츠산업지원센터(옛 KBS방송국) 입구에서 준공식을 가졌다.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3월 TF팀 구성, 참여작가 선정, 워크숍, 여론조사를 거쳐 작품구상안을 확정하고 2월부터 작품 설치에 들어갔다. 사직공원의 생태공간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노후화된 시설물을 리모델링하고 방치된 공원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5개 공공예술작품을 설치했다.

작품은 국내외 활동이 두드러진 차세대 건축계 작가 5명이 만들었다. △스텝(옛 KBS방송국 입구 도로 절개지) △기슭(호국무공수훈자 전공비 옆 산책로) △사직공원 빈집(퍼걸러 및 배드민턴장) △흔적(공원관리사무소) △흐르는 풍경(옛 수영장 용지) 등이다. ‘스텝’을 제외한 4개 작품은 5월 5일 어린이날에 ‘사직공원이 예술로 물들다’ 페스티벌을 통해 시민에게 미리 공개됐다.

‘스텝’은 높낮이가 심한 언덕을 그대로 살린 뒤 계단 수십 개를 교차시켜 좁은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듯한 동선을 만들어냈다. 계단과 언덕에서 자유롭게 앉거나 기댈 수 있는 이곳은 소공연장, 벼룩시장, 야외 갤러리 등으로 활용된다. ‘기슭’은 오후 시간에 아름드리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받으며 걸을 수 있는 도심 속 숲길. 배드민턴장의 낡은 등나무 벤치와 공원관리사무소, 옛 수영장도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이라는 새 옷을 입었다. 노성대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사직공원이 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과 생태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공원으로 탈바꿈했다”며 “신구세대 모두가 찾을 수 있는 도심 속 문화예술 명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준공식은 제막식, 작품투어, 작은 음악회 순으로 진행됐다. 작품투어를 하는 동안 이벤트도 열렸다. 거리공연팀인 ‘딴따라 휴게소’는 ‘기슭’을 함께 걸으며 즉석 공연을 펼치고, ‘빈집’에서는 백영경 씨의 플루트 공연과 발레가 어우러졌다. ‘흔적’ 앞에서는 참가자들이 폴라로이드 사진을 촬영해 흔적을 남겼고 ‘흐르는 풍경’에서는 ‘울림 스트링 앙상블’의 클래식 연주가 이어졌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사직공원#공공예술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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