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나의 NIE]나와 다른 시각 ‘역지사지’를 배우게 하는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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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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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우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

어느 조직이든 지금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외부의 조언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조언과 비판이 선의에서 비롯됐다면 더욱 그렇다. 정부와 기업이 사외이사제도나 옴부즈맨제도를 도입한 이유다. 신문은 이런 비판 기능을 제공한다. 사외이사나 옴부즈맨에 비해 신문은 보다 객관적인 관점과 시각을 유지하므로 비판의 어조나 수위가 더욱 강경할 때가 많다.

필자가 몸담은 한국연구재단은 26일로 설립 3주년을 맞이했다. 한국학술진흥재단, 한국과학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의 3개 기관이 통합되어 탄생했다. 여러 기관이 수행하던 사업과 기능을 계승 및 발전시켜 지금은 인문사회, 이공, 예술, 문화 융복합까지 모든 학문분야에 대한 학술지원과 인력양성을 총괄한다. 명실공히 국가대표 연구지원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돌아보면 성과가 많았지만 더 나은 발전을 위해 겸허하게 반성해야 할 일도 있었다. 재단은 이를 위해 사업과 활동에 대한 엄격한 평가 기준을 마련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했다.

재단의 이런 노력과 별개로 출범 때부터 재단을 지켜본 또 다른 눈이 있었다. 바로 신문이다. 지금까지 신문은 재단의 거의 모든 공(功)과 과(過)를 기사로 꼼꼼하게 기록했다. 재단이 교육과학기술부 산하의 기관인 데다 연간 3조 원이 넘는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을 운용하는 곳이라 재단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매우 크다.

자체의 평가 기준과 달리, 신문이 전하는 내용은 외부의 시각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연구지원제도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 새로 도입·시행하는 연구지원제도에 대한 일선 연구자의 반응, 해외의 연구지원 우수 사례를 소개한 신문 기사는 재단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또 우리가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 다른 기관이나 연구자들은 이렇게 볼 수 있겠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을 갖게 되면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할 때 더 신중하고 철저해진다.

논어에 오일삼성(吾日三省)이라는 말이 있다. 공자의 제자인 증자(曾子)가 매일 세 가지를 반성하며 하루를 마감했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첫째는 다른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았는가를 반성하는 일이다. 둘째는 친구와 이웃에게 신뢰를 얻으며 살았는가를 반성하는 일이다. 마지막 셋째는 오늘 배운 것을 내 몸에 익혔는가를 반성하는 일이다. 반성 없이는 미래에 발전도 없다. 매일의 일상을 기록한 일기와 마찬가지로, 신문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거를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거울이다.

지금까지 재단은 다른 사람(연구자)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았는가. 친구와 이웃(국민)에게 신뢰를 얻으며 살았는가. 오늘 배운 것(개선 방향)을 내 몸에 익혔는가. 이런 점을 반성한다면 연구자와 국민에게 감동과 신뢰를 주는 기관으로서 국내 학문 발전과 미래를 위한 인력 양성에 기여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걸우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
#교육#신문과 놀자#나의 NIE#이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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