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부둣가 끼니거리에서 국민음식 된 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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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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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짜장면박물관

지난달 28일 시민들이 인천 중구 선린동 차이나타운에 있는 짜장면박물관을 찾아 1930년대 공화춘 접객실 모형을 둘러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
지난달 28일 시민들이 인천 중구 선린동 차이나타운에 있는 짜장면박물관을 찾아 1930년대 공화춘 접객실 모형을 둘러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
전국에서 첫 짜장면박물관이 들어선 공화춘 건물(등록문화재 제246호) 외관.
전국에서 첫 짜장면박물관이 들어선 공화춘 건물(등록문화재 제246호) 외관.
중국 산둥(山東) 지방에서 건너 온 쿠리(苦力·하역 인부)들이 1890년대 인천항 부둣가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 먹던 음식. 하루 700만 그릇이 팔린다는 국민 음식 ‘짜장면’이다. 짜장면의 탄생과 역사, 발전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 최초의 짜장면박물관이 지난달 28일 문을 열었다. 현재 시범운영 기간이지만 지난달 28, 29일 이틀 동안 30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 공화춘 건물이 개항 역사

박물관은 한국에서 짜장면을 가장 먼저 판매한 곳으로 알려진 공화춘건물(등록문화재 제246호)에 들어섰다. 박물관을 관람하기 전 중국 사람들이 건축한 이 건물의 외부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언제 누가 어떻게 건축했는지 알게 되면 박물관 관람이 더 흥미로워진다.

문화재청은 1908년 공화춘 건물이 준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을 지탱하는 지주목의 나이테 등을 분석했는데 1906년에 벌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춘이 위치한 인천 중구 선린동 38 일대는 당시 청나라 조계(租界·개항장(開港場)에 외국인이 자유로이 통상 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도록 설정한 구역)였다. 당연히 중국인이 많이 거주했다. 공화춘은 중국 산둥지방의 건축설계사 등이 참여해 지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정형(中庭型)의 지상 2층 건물로 외부는 벽돌로 마감하고 내부는 다양한 문양과 붉은색을 사용해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 건물은 준공 당시에는 무역상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객잔으로 사용됐다.

지금까지 공화춘은 1905년 문을 열어 1981년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물관 측은 1912년 공화춘이 개업해 1983년에 폐업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공화춘을 운영했던 화교 후손들은 고 육영수 여사가 인천을 찾을 때 꼭 공화춘에 들렀다고 설명하고 있다.

○ 박물관 둘러보기

짜장면박물관은 2층으로 꾸며져 있다. 1층을 둘러본 뒤 2층에서 기획전시를 관람하는 순서로 동선이 꾸며져 있다.

1전시실에서는 짜장면이 처음 탄생한 개항기 인천항의 부두 풍경을 재현해 놓았다. 인천항에서 하역을 하던 중국인 노동자들이 지게를 내려놓고 산둥식 짜장면으로 식사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짜장면은 중화요리가 각광받기 시작한 일제강점기에 비로소 음식점 메뉴로 등장했다. 2전시실은 공화춘에서 수습한 유물을 그대로 활용해 접객실을 재현했다. 짜장면을 즐기는 다양한 인물 모형과 유물을 전시했다.

3전시실은 짜장면의 최고 전성시대인 1970년대 중국 음식점 풍경을 재현한 공간이다. 졸업식 때 가족과 함께 짜장면을 즐기는 장면이 그대로 묘사돼 있다.

4전시실은 우리 문화 속에 깊이 스며 있는 짜장면의 모습과 그 의미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살펴보는 공간이다. 면의 종류, 배달통의 변천사, 차이나타운의 생활 등 짜장면에서 비롯된 문화요소들을 영상, 유물, 전시자료를 통해 엿볼 수 있다.

1960년대 공화춘 주방을 재현한 공간은 1층 중앙계단 근처에 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공화춘 건물의 역사와 짜장면 조리법을 살펴볼 수 있다. 공화춘의 창립자인 ‘우희광 기념홀’로 명명된 기획전시실에는 박물관 건물로 사용되는 공화춘 건물과 공화춘가(家) 사람들에 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견수찬 인천 중구 관광문화재과 학예사(44)는 “짜장면은 물론 중화요리점으로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던 공화춘 건물을 활용해 박물관을 개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짜장면과 관련된 춘장 이야기 등 다양한 소재로 기획전시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032-760-7823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짜장면#공화춘#짜장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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