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 9호선 등 적자 민자사업 주주폭리 비판하더니… 우면산 터널, SH공사가 2대주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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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보조금 37억원 지급
SH, 이자로 13억 챙겨

지하철 9호선을 비롯한 민간 건설 사회기반시설이 폭리를 취한다고 비판하던 서울시가 우면산 터널에서 연리 20%에 이르는 투자 수익을 거둬온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명박 시장 시절 우면산 터널에 서울시 공기업인 SH공사가 2대 주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지난해 13억2000만 원에 달하는 후순위채권 이자 수입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16일 서울시메트로9호선㈜가 요금 500원 인상을 기습 공고하자 “메트로9㈜는 시민에게 사과하라” “민자사업 전반을 재검토하겠다”라며 연일 강공을 펼쳐왔다.

동아일보가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우면산터널 운영회사인 우면산인프라웨이㈜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후순위채권 발행 이자로 4개 회사에 51억7000만 원을 지급했다. 후순위채권의 연간 금리는 20%로 책정됐다. 후순위채권이란 빚을 갚을 때 다른 채권보다 밀리지만 금리는 선순위채권에 비해 높다.

이 가운데 최대 주주인 최대 주주(지분 36%)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에 19억1000만 원, 2대 주주(지분 25%)인 서울시 산하 SH공사에 13억2000만 원의 이자가 지급됐다.

보조금은 세금으로 지출하고, 이자는 공기업의 수입이 된 것도 문제다. 지난해 서울시는 우면산㈜에 보조금 37억 원을 지급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5년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맺은 실시협약에서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 수익률을 8.03%로 보장한 데 따른 것이다. 그 대신 시가 100% 투자한 SH공사를 통해 13억여 원의 이자를 벌여들었다.

시는 메트로9㈜와 우면산㈜의 주주가 후순위채권을 통해 연간 15∼20%의 이자 수익을 올린 것이 적자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 때문에 메트로9㈜와 고리의 후순위채 대신 저리의 대출로 갈아탈 것을 명시한 협약을 새로 맺는 내용의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직접 민자사업의 주주로 참여해 고수익을 올린 사실을 밝히지 않은 점은 비판받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우면산터널은 서울 서초구와 경기 과천시를 잇는 3km의 터널로 2004년 개통했으며 승용차 통행요금은 2500원으로 책정돼 비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서울시#주주폭리#우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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