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기피학교가 대입 톱5로… 3년만에 이뤄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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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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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인제高 윤의균 교장

인천지역 중학생들이 기피하는 고등학교에서 ‘가고 싶은 고교’로 탈바꿈한 인천 인제고등학교. 서울의 유명 대학을 수십 명 진학시키고 예절 있는 학교로 만든 비결은 무엇일까. 기자가 찾은 19일 윤의곤 교장(69·사진)의 일성은 신선했다. “제가 교장으로 부임한 2005년 학교 정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일일이 인사하며 맞이했습니다. 교장은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나 선생과 같은 위치이지요.”

이 학교는 2000년 초 인천에서 전교조 교사가 가장 많은 곳으로 내부 갈등이 심했던 학교였다. 그가 부산에서 유명 대학 진학지도 전문교사로 있을 때 동향 선배인 인제학원 김상옥 이사장의 제의를 받고 1997년에 인천으로 왔다. 당시 그는 부산에서 서울대를 가장 많이 보내는 고교교사로 알려져 있었다. 고문치사 사건으로 숨진 박종철 씨와 조국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학계와 언론계에 제자가 많은 이유다.

윤 교장이 인제고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곧바로 교사들에게 각자 관심 있는 대학을 선정해 그 대학의 진학전략을 연구하게 했다. 교사 대부분이 한 대학의 진학전문가가 됐다. 성과는 3년 만에 바로 나왔다. 전국 유명 대학을 잘 보내는 인천지역 톱5에 진입했다.

그는 무보수 교장으로도 유명하다. 교사 정년을 마치고 봉급 없는 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서예가이고 옛 국전 심사위원을 지낸 그는 학교에 서예반을 운영 하고 있다. 교육관이 무엇인지 물었다. “예(藝)는 예(禮)라고 생각합니다. 교장은 선생님들을 도울 뿐이지 통제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헬퍼(Helper)이지요. 학생들에게는 대학 진학이 아주 중요합니다만 남을 공경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남을 소중히 여기는데 왕따(집단따돌림)는 있을 수 없지요.”

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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