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잦아지는 사고… 울산 石化단지 ‘불안 불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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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폭발화재 6건 등 매년 증가추세
시설 대부분 낡아… “안전대책 시급” 지적

원전 사고에 석유화학업체 폭발 사고까지….

최근 울산과 가까운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울산석유화학공단에서도 폭발로 인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시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울산석유화학업체 안전사고는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잦은 사고가 큰 사고로 이어지는 이른바 ‘하인리히법칙’을 거론하며 우려하고 있다.

14일 오전 6시 27분경 울산 동구 방어동 정밀화학업체인 KCC 울산공장 폐기물 보관창고에서 불이 나 4100만 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2시간여 만에 꺼졌다. 이날 불이 난 곳에서 불과 10여 m 떨어진 곳에 페인트 원료와 각종 페인트 완제품 등이 든 드럼통 수백 개가 보관돼 있어 대형 화재로 이어질 뻔했다.

올 들어 지금까지 울산지역 기업체에서 발생한 폭발화재 사고는 모두 6건. 2009년 31건, 2010년 33건, 지난해 43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대형사고도 잦았다. 지난해 12월 세진중공업 폭발 화재 사고로 4명이 숨졌다. 같은 해 8월 현대EP 울산공장 폭발 사고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울산소방본부가 지난해 폭발 사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 부주의, 조작 미숙, 노후 전선 방치 등이 81%를 차지했다.

지난해 여름 울산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간부회의에서 “울산석유화학공단은 조성된 지 50년이 지나면서 시설 대부분이 낡았다”며 “각 기업체가 노후시설을 보수하면서 분진이나 잔여 가스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용접작업 등을 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단에서 발생하는 사고 발생 건수를 분석한 결과 ‘하인리히법칙’이 우려된다”며 “공단 전체에 대한 안전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리원전 1호기 정전사고에 대한 울산지역 시민·환경단체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등은 15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계 수명을 다한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를 즉각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 울주군의회 소속 의원 10명은 14일 고리원전본부를 항의 방문하고 “안전에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원전 때문에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울산에는 100여 개 공장에 폭발성이 강한 유류와 화학물질, 가스 2억여 t이 저장된 1700여 개 탱크가 몰려 있다. 또 신고리원전 3, 4호기가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건설되고 있다. 울산 주변에는 고리·신고리원전과 월성·신월성 원전 등 16기가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하인리히법칙 ::

1930년대 초 미국의 한 보험회사 감독자였던 H W 하인리히가 고객들이 낸 사고를 분석해 발견한 ‘1 대 29 대 300’의 법칙. 한 번의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이미 그 전에 유사한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있었고, 그 주변에서는 300번의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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