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조선방직 이름 딴 길 이젠 바꿔야”… 독립운동가 후손 1인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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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이 3·1절을 앞두고 “‘조방(조선방직)’은 일제강점기 때 아픈 역사를 담은 지명이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독립운동가 이광우 씨(1925∼2007)의 아들 상국 씨(52)는 29일 오전 부산 동구 범일동 부산시민회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광우 씨는 1942년 5월 비밀결사 조직 친우회를 만든 뒤 군수품 제조 공장인 조선방직 주식회사를 파괴하기 위해 항일 전단을 배포하다가 1943년 경찰에 체포돼 심한 고초를 겪었다.

상국 씨는 “부친이 목숨을 걸고 파괴하려 한 조선방직은 일제강점기 노동자를 약탈한 상징”이라며 “‘조방’이라는 지명이 우리 민족에게 치욕적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도와 동해 표기 문제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우리 주변에 있는 강점기 지명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어 1인 시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시민회관 앞 도로를 ‘조방로’로 표기하는 등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은 민족 자존심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조방은 조선방직을 줄여 부르는 말로 일본인이 1917년 설립해 1968년까지 가동된 국내 첫 근대식 면방직 공장이다. 부산시민들은 동구 범일동 도시철도(지하철) 1호선 범일역, 평화시장, 자유시장, 부산시민회관 일대를 ‘조방’이라고 부른다. 현재 이 일대는 상가와 아파트 등이 들어서 있어 공장 흔적은 없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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