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에 공포감 주려 식량난 일부러 키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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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입북했다 고문… 北인권운동가 로버트 박

“월북 당시에는 (북한 변화를 위해) 극단적인 방법밖엔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2009년 12월 25일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월북했던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박 씨(29·사진)는 “김정일의 사망이 북한 내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을 열어 놨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당시 40여 일 동안 억류돼 성고문 등 고초를 당하고 풀려난 뒤 현재는 북한인권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채널A 영상] 단독/로버트 박 인터뷰 “북한 민주화, 가능성 있다”

박 씨는 4일 동아일보·채널A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고 나이도 젊지만 북한을 바람직하게 변화시킬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북한 내부 상황을 전해주는 탈북자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아직 자신의 세력을 굳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김정일이 여러 아들 중 김정은을 선택한 것은 자신과 가장 비슷한 정책을 펴 나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박 씨는 북한정권이 통치를 위해 식량난을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정권이 이양될 때마다 식량난이 더욱 심화됐다”며 “북한 식량난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내고 주민들의 의존도와 공포심을 조장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장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수척한 모습으로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은 박 씨는 기자가 악수를 청하자 “북한에서의 (성 고문) 악몽이 아직 남아 있어 기본적인 접촉도 힘들다”며 사양했다. 그는 “북한에서 당한 경험은 악몽과 같았고 그들은 여러 비열한 방법을 동원해 내가 영원히 입을 닫도록 유도했다”면서 “북한 주민을 위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씨는 현재 전 세계 북한 인권 및 탈북자 지원 100여 개 단체 간 네트워크인 ‘자유와 생명 2009’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27일부터 서울과 베를린 워싱턴 등에서 대규모 북한 인권 유린 규탄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박 씨는 또 월북 1년을 맞은 지난해 성탄절엔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앨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Love is Stronger than Death)’를 출시했다. 수익금은 북한 식량난 및 탈북자 돕기에 쓰일 예정이다.

김정안 채널A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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