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석화공단 정전피해 1000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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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199억 추산 터무니없어”
SK에너지 등 5개 업체 반발

울산석유화학공단 정전 사고가 발생한 지 13일로 일주일을 넘겼으나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한전 피해액 산정에 대해 “터무니없는 금액”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정전사고로 석유화학제품을 연소시키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해 대기환경도 악화됐다.

○ 피해액 산정 논란

한전은 “울산 용연변전소 설비 고장으로 6일 정전 피해가 나타난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기업 피해액은 5개사 199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각 기업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피해 규모를 추산했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SK에너지 피해액은 60억∼70억 원, 효성 용연 1, 2공장 27억 원 상당, KP케미컬 1억 원, 에어프로덕츠코리아 1억 원 등으로 조사됐다. 동서석유화학을 비롯해 12개 기업체에 전기와 스팀을 제공하는 한주는 피해액이 총 100억 원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피해 기업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정전사고로 울산 정유공장은 대부분이, 석유화학공장도 2개 공정이 스톱됐다”며 “한전이 어떤 근거로 피해액을 산출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울산석유화학공단협의회 관계자도 “업종 특성상 제품 불량률이 평상 수준이어야 정상 가동으로 간주한다”며 “빨라도 이달 하순경 피해 집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석유화학공단 기업체는 정전사고가 발생한 직후 피해액을 1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한전 관계자는 “공식 피해액 집계는 지식경제부 합동조사가 끝나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대기환경도 악화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역 대기측정망 날짜별 농도를 분석한 결과 주요 측정 지점인 중구 성남동, 남구 삼산동과 신정동 아황산가스 농도는 정전사고 발생 이전인 5일까지는 0.002∼0.004ppm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전사고 다음 날인 7일에는 0.006∼0.008ppm으로 올라갔다는 것. 미세먼지도 정전사고 이전에는 6∼39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이었으나 7일에는 최고 61μg까지 상승했다. 연구원 측은 “정전사고 직후 오염수치가 높아졌다”며 “하지만 오염도가 연간 평균치 이내였고 정전 직후 비가 내려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등 14개 환경단체는 12일 울산시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전사고 직후 불완전 연소된 화학제품이 공장 굴뚝으로 나오면서 시민들이 악취에 시달렸다”며 “대기, 토양오염 수치 등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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