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학가는 길]변환표준점수·학생부 실질반영률 살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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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나온 뒤에는 자신의 점수를 이용해 최적의 지원 전략을 세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22일까지 어떻게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입시의 성패가 좌우된다. 수능이 작년보다 쉬워진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정시에서는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어느 때보다 비슷한 점수대의 경쟁자가 많은 이번 입시에서 성공하기 위한 방법을 입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알아봤다.》


○표준점수냐 백분위냐

수능 성적표에는 원점수는 없고 각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표시돼 있다. 실제 대학들이 정시에서 이용하는 점수도 바로 이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다.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은 80곳, 백분위를 반영하는 곳은 122곳이며 등급은 23곳에서 반영한다.

표준점수는 각 영역별 난도에 따른 유·불리를 완화하기 위해 평균과 표준편차를 동일하게 적용해 계산한 점수다. 어렵게 출제된 과목이 그렇지 않은 과목에 비해 만점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백분위는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개인의 상대적 서열을 나타낸 것이다. 백분위 성적은 0∼100으로 일정하지만 매년 어떤 과목의 표준점수가 높게 형성되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 동일한 백분위 성적이라도 표준점수가 달라지는 만큼 각 대학에서 활용하는 성적 지표를 파악해 유리한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

이번 수능을 치른 수험생의 실제 사례를 들면, A군은 언어 수리 외국어 3개영역의 표준점수 합계가 364점, 백분위 합계는 247점이었다. B군의 3개영역 표준점수 합계는 363점, 백분위 합계는 253점이었다. 표준점수로는 A군이 높지만 백분위로는 B군이 높은 것이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쉬운 과목을 잘 본 경우에는 백분위를 사용하는 대학이 유리하고 어려운 과목을 잘 봤다면 표준점수를 사용하는 대학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에서는 언어, 수리 난도가 높았고 외국어는 낮았다. 즉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려면 외국어영역보다 언어, 수리영역 성적이 좋은 것이 낫다는 얘기다.

그러나 각 주요 대학은 영역별로 자체 변환 표준점수를 발표해 실제로 표준 점수차가 더 줄어드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영역별 반영비율, 가산점 따져봐야

지원하려는 대학의 영역별 반영비율도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총점이 비슷하더라도 반영 비율이 높은 영역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인문계열에서 외국어 점수가 좋은 학생이라면 외국어영역 반영 비율이 높은 건국대, 한국외국어대 등에 지원하는 것이 비슷한 점수대의 다른 대학보다 유리할 수 있다. 같은 대학 내에서도 모집단위에 따라 환산점수가 크게 달라진다. 숭실대의 경우 경상계열 학과는 수리, 외국어 반영비율이 35%로 높은 반면 인문계열은 언어, 외국어 반영비율이 35%로 높다. 언어와 수리 중 어느 영역을 잘 봤느냐에 따라 환산점수가 달라지는 것이다.

가산점도 확인해봐야 한다. 환산점수로 계산해봤을 때 지원 가능한 대학인 데다 가산점까지 받을 수 있다면 합격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문계열 학과는 사회탐구, 제2외국어·한문영역에 가산 점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학과에서는 인문계에서도 수리‘가’ 선택 시 가산점을 주는 경우가 있다. 자연계열은 수리‘가’와 과학탐구에 가산점을 주는 경우가 많고 과학탐구Ⅱ에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특히 수리‘가’,‘나’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자연계열 학과가 적지 않은데, 이들 중 상당수가 ‘가’형에 가산점을 준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최근에는 인문, 자연계열 모두 수리영역이나 탐구영역의 유형을 지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교차지원이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은 여전히 수리‘가’와 과학탐구를 지정하고 있다.

서강대는 지난해 인문계열에서 수리‘나’, 사회탐구를 지정했지만 올해는 수리‘가’, 과학탐구 응시자도 지원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상명대도 인문계열은 수리‘나’, 자연계열은 수리‘가’를 지정했지만 올해는 선택 유형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서울여대도 자연계열에서 수리 선택 유형에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경우는 합격가능 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한양대는 지난해 인문, 상경계열에서 선택과목 제한이 없었지만 올해는 수리‘나’, 사회탐구를 지정했다. 숭실대는 의생명시스템공학부, 화학과 등에서 수리‘가’를 지정했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유형을 선택한 비슷한 점수대의 지원자가 없어져 점수가 하락할 수 있다.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에 주목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등 일부 최상위권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 대학은 정시에서 둘 이상의 군으로 분할모집을 한다. 성균관대처럼 가,나군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선발하는 대학도 있지만 한양대처럼 가군은 우선·일반선발, 나군은 수능 100%로 다르게 선발하는 대학도 있다.

수험생은 지원하려는 대학 학과에서 군별로 선발인원을 어떻게 나눴는지, 전형 방법은 어떻게 다른지 파악해야 한다.

학생부는 정시 모집에서 수능에 이어 두 번째로 반영비율이 높은 요소이지만 명목상의 반영비율만 봐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성균관대와 숭실대는 모두 수능 70%와 학생부 30%로 선발했다. 그러나 실질 반영비율은 크게 달랐다. 성균관대는 내신 1등급과 5등급의 격차가 1점에 불과해 수능 1문제의 비중보다 낮았다. 반면 숭실대는 내신 1등급과 5등급의 격차가 10점으로 수능 1,2문제로는 역전이 불가능했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내신 등급별 환산점수 차이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학생부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수험생들은 가톨릭대, 건국대 등 학생부 등급 간 점수 차이가 큰 대학 위주로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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