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예측 서적들… ‘2012 키워드’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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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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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값싸지만 멋진 제품 쓰는 도시농부가 뜬다”

《 은퇴 후 도시의 작은 텃밭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합리적 가격의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하며, 외모 관리에 관심이 높고,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을 즐기는 50대. 2012년 한국 사회에서 가장 트렌디한 사람의 일상을 예측한 것이다. 연말을 맞아 2012년 국내외 트렌드를 예측·분석하는 책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SERI 전망 2012’(삼성경제연구소),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 2012’(미래의 창), 한국트렌드연구소의 ‘2012 메가트렌드 인 코리아’(중요한현재), KOTRA가 내놓은 ‘2012 한국을 뒤집을 14가지 트렌드’(알키)에서 공통으로 예측한 트렌드 키워드를 국내외로 나눠 소개한다. 》
○ 한국 ‘칩 시크’와 ‘시티 파머’

도시에서도 누구나 쉽게 작은 땅을 일구는 ‘시티 파머’(도시 농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답답한 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이 최근 도시 근교 전원생활이나 귀농을 선택해 아예 삶의 터전을 바꾸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공동텃밭이나 발코니, 옥상 등을 활용해 직접 식재료를 재배하는 시티 파머들의 생활은 자연친화적 삶에 대한 갈망과 사먹는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의 반영이다. 미국 워싱턴과 캐나다 밴쿠버, 독일 등에서는 이미 도시 농장이 흔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민간소비는 올해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경기침체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합리적 가격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패턴으로 이어진다. 이런 제품은 ‘저렴(cheap)하지만 멋지다(chic)’는 뜻의 ‘칩 시크’, 또는 비싸고 품질도 좋은 A급 제품과 비교해 값싸면서도 품질이 나쁘지 않은 ‘플랜 B’ 제품으로 불린다. 자라, H&M, 유니클로 등 세련된 디자인의 저가 의류브랜드와 저가화장품 등이 이에 속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일상의 매순간 SNS를 통해 누군가와 경험을 공유하고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SNS는 시민들의 결집을 유발하는 강력한 무기로도 쓰일 수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SNS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10·26 재·보선 때 국내 트위터 사용률이 9%였음을 감안하면 향후 10∼20%대로 높아졌을 때의 영향력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SNS 보편화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곧 은퇴를 시작하는 베이비부머들은 예전의 장년층과 달리 외모 관리에 관심이 높고 디지털 기기 활용에도 능숙하며 자기계발과 자아실현을 중시해 ‘뉴 시니어’ ‘실버 부머’ ‘스마트 부머’ 등으로 불린다. 학자들이 베이비 부머라고 부르는 1955∼63년생 인구는 전체 인구의 14.6%에 이른다. 은퇴한 베이비 부머들이 대거 창업에 뛰어들면 창업 컨설팅이나 프랜차이즈 사업이 확산되고 이들의 여가를 위한 교육, 문화, 레저, 여행 산업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 지구촌 ‘위험’과 ‘분노’


2012년 주목할 세계적 현상으로는 우선 ‘세계적 대선 정국’이 꼽힌다. 내년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러시아 멕시코 등 29개국에서 대선 또는 총선이 실시된다. ‘경기 침체의 지속’도 여전하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여전히 금융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미국과 유럽의 고용 및 소득이 악화돼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이 책들은 전망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민주화 시위, 실업과 사회불안에 따른 그리스 스페인 영국의 집단 시위, 경제적 불평등과 금융권의 탐욕을 비판한 반(反)월가 시위 등 올해 세계 곳곳에서 퍼져 나간 ‘사회적 분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 올해 동일본 대지진, 이상기후에 따른 자연재해, 개인정보 유출사고, 정전 등 예기치 않은 사고가 잇따르면서 위기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대다수 대기업은 내년 경영 키워드로 ‘상시적 위기대비’를 꼽았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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