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광주 문성고 박민광 군,퀸트 박태준 차장을 만나다

  • Array
  • 입력 2011년 12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퀀트, 자연과학-인문사회 통섭적 지식 갖추세요”

《‘퀀트’(Quant·Quantitative Analyst)란 금융공학전문가를 뜻하는 단어다. 이들은 수학 및 물리 공식과 통계기법을 활용해 금융시장에서 활동한다.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선정한 ‘과학기술분야 유망 신직업군’에서 ‘10년 뒤 유망성’ 부문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비전 있는 직업으로 많은 사람에게 주목받고 있다.

평소 신문에 등장하는 경제이슈는 빼놓지 않고 살펴볼 만큼 경제에 관심이 많았던 광주 문성고 2학년 박민광 군(16). 하지만 어려운 용어와 이론 탓에 이해가 쉽지 않았다. 박 군에게 경제와 한 걸음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신나는 공부’의 도움으로 현재 농협중앙회 자금운용부 파생금융팀에서 퀀트로 활동 중인 박태준 차장(41)을 만난 것이다. 박 군이 박 차장에게 들은 ‘퀀트에 대한 모든 것’을 낱낱이 알아보자.》

○수학과 컴퓨터로 투자위험을 최소화하다

퀀트가 기존 금융전문가와 다른 점은 뭘까? 바로 수학 공식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양적 분석’에 집중한다는 점. 기존까지 금융전문가들은 현재 경제상황과 지난 사례들을 비교하며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는 ‘질적 분석’에 치중했다. 즉, 퀀트는 수치정보를 적극 활용해 금융시장의 변화과정을 공식화한 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을 도맡아 한다.

퀀트의 주요 업무는 △파생상품 개발 △통계적 차익거래 △위험 관리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금융투자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 이를 위해 퀀트는 수학 이론을 경제현상에 적용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파생상품’이란 환율, 금리, 주가 등이 변함으로써 입게 될 자산의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금융상품이지요. 퀀트는 ‘효율적 시장가설’, ‘랜덤워크 이론’, ‘브라운 운동’ 등 수학을 기반으로 한 경제이론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토대로 상품을 개발합니다. 또 이렇게 개발된 프로그램과 이론을 기업을 경영하는데 활용하는 게 ‘위험 관리’ 업무에 해당합니다.”(박 차장)

○한 권의 책으로 금융공학 세계에 빠지다

광주 문성고 박민광 군(사진 왼쪽)이 농협중앙회에서 퀀트로 활동 중인 박태준 차장을 만났다.
광주 문성고 박민광 군(사진 왼쪽)이 농협중앙회에서 퀀트로 활동 중인 박태준 차장을 만났다.
박 차장은 대학원 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암호 및 정보보호시스템에 관련한 연구를 했다. 오로지 수학에만 관심이 있던 박 차장은 우연히 본 책 한 권을 계기로 금융공학 세계에 빠졌다.

어느 날 도서관에서 연구와 관련한 자료를 찾던 박 차장. 문득 ‘금융 제국 모건’(The House of Morgan)이란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에는 미국의 유명한 금융전문가 J.P 모건과 그가 설립한 회사 ‘모건하우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책장을 넘기던 박 차장은 금융이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다. 한글 번역본의 두께가 1400페이지에 달했지만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이 책을 끝까지 읽은 후엔 ‘오랫동안 공부해 온 수학이 단순히 이론에 그치지 않고 사회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에 금융공학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금융공학을 공부하면서 ‘수학이 이토록 세상의 흐름과 밀접한 학문이었구나’란 나름의 깨달음도 얻었고요.”

박 차장은 이후 틈틈이 금융공학과 관련한 수학이론을 공부했고 농협중앙회로 직장을 옮기면서 본격적인 퀀트 활동을 시작했다.

○균형 잡힌 ‘통섭’(通涉)적 지식 필수

퀀트에게 중요한 건 수학 실력일까 경제지식일까? 박 차장은 “둘 다 중요하지만 굳이 우선시되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수학 실력”이라고 답했다. 그는 “금융공학에서 분석을 위해 사용되는 각종 방정식과 미분기하학 같은 수학이론은 고교 수학과 차원이 다를 정도로 어려운데다, 수학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컴퓨터 프로그램도 능숙하게 다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경제학 지식이 필요 없는 건 결코 아니다. 경제학 지식이 풍부하면 현재 일어나는 경제현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어떤 수학 공식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퀀트는 금융에 대해 ‘공식에 근거한 이론적인 분석’과 ‘현상에 근거한 현실적인 분석’을 동시에 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자연과학과 인문사회학이 어우러진 진정한 의미의 ‘통섭’(通涉)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퀀트를 꿈꾼다면 폭 넓게 공부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인문계열 학생은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자연계열 학생은 경제학 책이나 신문 경제면을 꾸준히 읽으면 균형 잡힌 지식을 갖춘 퀀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퀀트 박태준 씨를 만나 인터뷰한 박민광 군은 고교생을 위한 국내 유일의 주간신문 ‘P·A·S·S’(사진)의 고교생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P·A·S·S 고교생 기자가 되면 영화감독, PD 등 전문가나 사회 저명인사, 인기 연예인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3000명에 이르는 P·A·S·S 고교생 기자가 활동 중입니다. P·A·S·S는 매주 월요일 전국 신청 고등학교에 무료 배포됩니다.

▶고교 구독신청 및 문의는 전화(02-362-5108) 또는 P·A·S·S 홈페이지(www.weeklypass.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