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리포트]이공계 홀대에 자퇴생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0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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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어제, 오늘 스티브 잡스 사망 소식이 전 세계 주요 뉴스를 장식했는데요.
이 와중에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서울대 이공계 자퇴생 비율이
사상 최대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스티브 잡스도 대학을 중퇴하긴 했지만
서울대 이공계 학생들의 자퇴는 이유가 다릅니다.
김기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해 서울대를 자퇴한 학생 가운데 86%가
이공계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이상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4월까지 서울대를 자퇴한 학생은 모두 121명.
이 가운데 104명이 이공계였습니다.
이공계 학생들의 자퇴가 많은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올해엔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사정은 다른 지방 국립대도 마찬가집니다.
전체 자퇴생 가운데 이공계 비율은
경북대가 74.5%, 전남대 71.6%로 높았습니다.

자퇴를 생각하는 학생들은
사회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여깁니다.

(인터뷰 : 이정윤 씨/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우리나라에는 스티브 잡스처럼 성공과 존경을 모두 가진 사람은 없는데 이공계 출신이 홀대받는 구조적인 문제가 큰 것 같아요”

이공계를 떠난 학생들은 대부분
안정된 미래가 보장된 의대와 약대 등으로 진로를 바꿉니다.

(인터뷰 : 문귀한 씨/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공대나 의대나 공부하는 양은 비슷하고 똑같이 어렵지만 학교 졸업한 뒤 사회적 대우와 경제적 풍요로움이 큰 차이를 보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국가교육과학기술위원회 등 정부 기관들이
몇 년 전부터 ‘이공계 전용 장학금’을 조성하는 등
이공계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우일 교수/서울대 공대 학장)
“사회와 대기업들이 이공계 학생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이공계 학생들을 불안케 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인 서울대에 다니면서도
자부심을 갖지 못하는 이공계 학생들이 늘어나는 한
국가과학기술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게 됩니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 탄생도 아득히 먼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채널A 뉴스 김기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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