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라” 한국어 열풍 美-유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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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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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박사 佛 대학교수 임명
31개국에 한국어학당 60곳

6일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이정민 교수(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한국어회화 수업
을 마친 후 신입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교수 제공
6일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이정민 교수(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한국어회화 수업 을 마친 후 신입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교수 제공
“1학년 때 ‘가나다라’를 배우던 프랑스 대학생들이 3, 4학년만 되면 한국어만으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을 해요. 한국어가 정말 배우기 쉬운 언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올 9월 프랑스 파리 7대학 동양학부 한국학과에 연구교수로 부임한 이정민 교수(37·여)는 학부생과 대학원생 200여 명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프랑스어도 거의 못하는 이 교수가 파리에 온 지 1년 만에 국립대 연구교수가 되자 교민사회는 들썩였다.

국어 교사가 꿈이었던 이 교수는 대구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9년부터 2년간 몽골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한 후 전공을 바꿨다.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지난해 경희대 한국어교육학과가 배출한 1호 박사가 됐다.

이 교수처럼 국내 대학의 한국어교육학과 석박사 학위 졸업자들이 한류 열풍을 타고 일본 중국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대학으로 진출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중국 유학생들이 몰려오면서 시작된 국내 대학의 한국어교육과 열풍은 2000년대 들어 외국인 유학생은 물론이고 국내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번져 나가고 있다. 한국어교육학은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효율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계명대 등 전국 50여 개 대학의 학부 또는 대학원에 설치돼 있다.

각 대학 한국어학과 석사과정에는 국어국문학과는 물론이고 다른 외국어 전공 졸업자까지 몰려 입학 경쟁률이 평균 10 대 1을 넘어선다. 취업률이 높고 해외진출 전망도 밝다. 경희대 한국어학과 학부생의 경우 지난해 60%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전국에 140개가 넘는 대학부설 한국어학당이 있는 데다 해외 한국어교육기관인 ‘세종학당’도 2009년 14곳에서 올해 31개국 60곳으로 늘어 한국어 강사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방선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관은 “세종학당을 2013년까지 전 세계 12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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