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칠발도 희귀새들을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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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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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제비-섬개개비-칼새 등 위해식물로 생존 위협받아
지자체-환경단체 회원들 쇠무릎-억새 제거작업 나서

바닷새들의 보금자리이자 섬 선체가 천연기념물 332호로 지정된 전남 신안군 칠발도(). 개체수가 점차 줄어 국제 자연보전연맹 취약종 목록에 관심부족 종으로 등재된 바다제비. 신안군 제공
바닷새들의 보금자리이자 섬 선체가 천연기념물 332호로 지정된 전남 신안군 칠발도(). 개체수가 점차 줄어 국제 자연보전연맹 취약종 목록에 관심부족 종으로 등재된 바다제비. 신안군 제공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서 서북쪽 10km 해상에 있는 칠발도는 크고 작은 7개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높은 105m 봉우리에는 1905년에 세워진 등대가 있다. 3만6994m²(약 1만1200평) 크기의 무인도인 칠발도는 바닷새들의 보금자리. 1만여 쌍의 바다제비, 수백 쌍의 바다쇠오리,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섬개개비, 매, 칼새 등이 번식한다. 1982년 천연기념물 332호, 2009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각각 지정돼 국제적으로 보전가치 높지만 최근 늘어나는 위해식물 때문에 바닷새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 쇠무릎과의 전쟁

이에 따라 바닷새 번식지인 칠발도를 보전하기 위해 정부기관과 자치단체, 환경단체 등이 나섰다. 문화재청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계획(MAB) 한국위원회, 전남도, 신안군, 목포지방해양항만청, 목포해경 등 8개 기관단체는 6일 ‘칠발도 바닷새 번식지 복원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회 회원 20여 명은 7일 칠발도를 찾아 위해식물 제거 작업을 벌였다. 회원들은 해안 절벽에 자일을 걸고 쇠무릎 줄기를 자르고 억새를 제거했다. 쇠무릎은 바다제비의 번식을 위협하는 초본류다. 바다제비는 해안절벽 등에 자라는 밀사초 하부에 구멍을 파고 둥지를 틀어 번식하는데 쇠무릎 열매는 9, 10월 긴 갈고리 모양으로 맺히기 때문에 바다제비 날개가 쉽게 걸린다. 신안군과 국립공원 철새연구센터의 현지 조사 결과 2009년에만 386마리(m²당 0.04마리)의 바다제비가 쇠무릎에 걸려 죽었다. 쇠무릎이 밀집한 곳에서는 바다제비의 둥지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억새와 쑥 등 키가 큰 식물도 제거대상이다. 바다제비 은신처 역할을 하는 밀사초에 내리쬐는 햇빛을 가려 고사시키거나 바다제비가 둥지 굴을 팔 수 없도록 하기 때문이다.

○ 희귀조류 보호


신안군은 2008년부터 쇠무릎 등 위해식물을 제거했으나 자생력이 워낙 강해 다시 제거에 나서게 됐다. 군은 문화재청 지원으로 서식지 복원을 위한 용역조사를 의뢰했으며, 내년 2월 용역 결과가 나오면 협의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복원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신안군은 5∼10월 매달 한 차례 칠발도에서 바닷새 번식밀도와 개체수, 둥지 굴, 밀사초 범위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바다제비는 한국 중국 일본 등지의 무인도에서 번식하는 철새로 국내에서는 칠발도와 구굴도 개린도와 독도에서만 집단 번식하는 희귀 조류다. 뉴질랜드나 동남아에서 4월에 섬을 찾아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은 뒤 10월 중순에 떠난다. 개체수가 점차 줄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취약종 목록에 관심부족종으로 등재됐다.

고경남 신안군 철새갯벌담당은 “칠발도 인근은 전 세계 바다제비 개체수의 70%가 번식하는 곳이어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사무국 등이 모니터링에 참여하고 있다”며 “국제적으로 중요한 곳인 만큼 서식환경을 복원하고 보호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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