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재미있는 통계… 수학적 사고력 확장시키고, 사회·과학실험 실력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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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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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주관 2011 통계활용대회
대상 수상자에게 듣는 통계활용 노하우

통계의 날인 1일 정부대전청사 대강당에서 ‘2011 전국 어린이 및 중학생 통계활용대회’ 시상식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대전 어은중 3학년 오준영 군(중학생 대상), 서울 신목초 6학년 정수지 양(어린이 금상), 우기종 통계청장, 대구 영신초 6학년 도규엽 군(어린이 금상), 경기 동신초 6학년 박진원 군(어린이 대상), 인천 옥련중 2학년 김선 양(중학생 금상). 통계청 제공
통계의 날인 1일 정부대전청사 대강당에서 ‘2011 전국 어린이 및 중학생 통계활용대회’ 시상식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대전 어은중 3학년 오준영 군(중학생 대상), 서울 신목초 6학년 정수지 양(어린이 금상), 우기종 통계청장, 대구 영신초 6학년 도규엽 군(어린이 금상), 경기 동신초 6학년 박진원 군(어린이 대상), 인천 옥련중 2학년 김선 양(중학생 금상). 통계청 제공
《서울시내 집중호우 때 시간별 평균 강수량,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 동북부 해안지역 여진 발생 빈도수,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대한민국 월별 물가상승률….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세 가지 데이터를 상세히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뭘까? 바로 통계이론이 활용됐다는 사실. 각종 수치들 사이의 관계와 변화, 추이를 밝혀냄으로써 숫자를 통해 사회적 의미를 읽어내는 작업이 바로 통계다. 이처럼 통계는 사회 및 자연현상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초중고교 교육현장에 실용수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통계’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높아졌다. 학생들은 수학에서 단순 계산이나 공식을 활용한 문제풀이보다 수치(데이터)를 요약·분석해 숫자가 갖는 사회·과학적 의미를 찾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공부한다. 초중고 내신에서도 실생활과 관련된 서술형 문제의 비중이 늘면서 자료분석 능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따라 최근엔 통계를 다루는 경시대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부쩍 늘었다. 6월 전국단위로 치러진 통계청 주관 ‘2011 전국 어린이 및 중학생 통계활용대회’엔 무려 초등생 3635명과 중학생 2485명이 참가했을 정도.

‘통계의 날’인 1일 정부대전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통계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이 대회의 시상식이 진행됐다. 올해 대상의 주인공은 경기 수원 동신초 6학년 박진원 군(12·어린이 부분)과 대전 어은중 3학년 오준영 군(15·중학생 부분).

박 군과 오 군의 통계공부방법과 통계활용 노하우를 통해 통계가 학업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생활 속에 숨은 수학이론을 발견하다!

교과서 속 수학공식과 그래프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수학에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면? 통계를 활용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포츠 경기 결과나 흥미위주 설문조사의 결과 같은 재미난 통계자료를 분석함으로써 숫자와 계산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 나아가 통계를 통해 수학적 사고력을 사회 여러 분야로 확장·적용시킬 수 있다.

오 군이 통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초등 4학년 때. 평소 좋아하던 야구경기의 결과와 더불어 야구선수들의 각종 기록을 분석하면서부터였다. 오 군은 인터넷과 신문으로 타율, 방어율, 장타율 등 야구선수들의 기록을 유심히 살펴보며 자료 분석에 흥미를 갖게 됐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팀의 타자 강동우 선수의 팬이었던 오 군은 당시 ‘2할6푼’이었던 강 선수보다 타율이 낮은 다른 팀의 한 타자가 강 선수보다 ‘더 좋은’ 타자라는 평가를 받는 현상을 보고 의문이 들었던 것. ‘왜 타율, 즉 안타를 칠 확률이 더 높은 강 선수가 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걸까’를 고민하던 오 군은 타자를 평가하는데 있어서는 ‘출루율’(안타든 사구든 가리지 않고 타자가 1루 베이스에 나갈 확률)과 ‘장타율’(안타 중 2루타 이상의 큰 안타를 칠 확률) 등을 종합 고려해 경기력 전체를 살펴야 한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오 군은 자료 분석의 범위를 넓혔다.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온도 및 습도변화, 시간대별 강수량을 분석하며 생활 속 과학지식을 익혔다. 또 신문 경제면에서 ‘시간대별 환율의 변화량과 변화율’ 등을 직접 계산해보고, 스스로 구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이후 환율변화를 예측해보기도 했다.

오 군은 “자료를 주어진 조건에 따라 계산하고 재가공해본 경험 덕분에 중학교 수학의 통계 단원에 등장하는 표준편차나 분산 등 좀 어려워 보이는 개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수학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접하면서 수학공부에 더욱 흥미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회·과학실험에 통계는 필수!

통계는 수학뿐 아니라 사회와 과학 과목에도 도움이 된다. △일반사회 △한국지리 △역사 등에 등장하는 각종 도표 및 그래프를 해석하는 데는 통계가 활용된다. 특히 과학에서 통계적 지식과 사고는 필수다.

우기종 통계청장은 “문제인식, 자료수집, 변환, 자료해석 등 모든 과학 탐구과정에서 통계적 사고능력이 활용된다”면서 “이처럼 다양한 과목에 활용되는 만큼 통계는 최근 중요시되는 ‘통합교과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박 군이 어려서부터 사회현상을 보여주는 숫자로 나타나는 통계자료들에 각별한 흥미를 느꼈다. 박 군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었다는 소리를 여기저기서 들었지만 실제 주위 친구들은 스마트폰을 많이 쓰질 않아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다”면서 “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 수의 증가세를 나타낸 그래프를 발견하면서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난 사실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군은 과학탐구보고서를 쓸 때도 실험을 통해 구한 데이터를 평균과 분산, 상관관계 같은 통계개념을 활용해 분석한다. 최근엔 과학탐구대회에 참가하면서 통계적 지식을 십분 활용했다. 그가 속한 팀의 연구주제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물을 정화시켜 식물용수로 활용하는 방법’. 박 군은 물의 정화수치(정화시켰을 때 물이 깨끗해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값)를 구하는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하고 각 실험에서 구한 정화수치의 평균값을 구했다. 또 통계지식을 활용해 실험결과로 나타난 데이터의 오차범위와 더불어 여러 변수가 정화수치와 갖는 상관관계를 살폈다.

박 군은 “지난해 경기도교육청 영재교육원에선 ‘에버랜드 놀이기구별 이용자의 시간대별 분포’를 조사한 뒤 이를 근거로 인기 있는 놀이기구만을 골라 탈 수 있는 최적의 이동경로를 찾아내는 사회학적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면서 “사회이나 과학 연구, 실험에 통계적 이론과 사고는 필수”라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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