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학습량 명확이 정해 공부하니 ‘7시간 붙박이 공부’도 거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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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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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31일 1차 중학생 공부스타 캠프 현장

《“멘토 선생님. 저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는데요. 막상 책상 앞에 앉으면 공부하기가 싫고 딴짓만 하게 돼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죠?” 지난달 29일 오후 4시경 충남 천안시 JEI재능교육연수원. ‘신나는 공부’를 만드는 ㈜동아이지에듀가 주최하고 ㈜TMD교육그룹과 드림교육이 주관하는 자기주도 학습 캠프인 ‘중학생 공부스타 캠프’(www.d-camp.co.kr)에선 대학생 멘토와의 일대일 상담시간이 한창이었다. 중2 유모 군(15)의 질문에 담당 멘토인 고려대 사회학과 4학년 조현철 씨(23)의 대답이 이어졌다.》
지난달 22∼31일 열린 ‘중학생 공부스타 캠프’엔 중학생 323명이 참가해 효과적인 자기주도 학습법을 배우고 실천했다. 대학생 멘토인 연세대 심리학과 2학년 조소담 씨가 캠프에 참가한 중1 윤시온 양의 학습계획을 점검, 지도하고 있다.(아래)
지난달 22∼31일 열린 ‘중학생 공부스타 캠프’엔 중학생 323명이 참가해 효과적인 자기주도 학습법을 배우고 실천했다. 대학생 멘토인 연세대 심리학과 2학년 조소담 씨가 캠프에 참가한 중1 윤시온 양의 학습계획을 점검, 지도하고 있다.(아래)
“공부하기 싫을 땐 목표를 이룬 후의 너의 모습을 상상해 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지? 자, 눈을 감아보자. 넌 지금 MIT 학생이야. 기숙사에 들렀다가 곧 책을 챙겨서 도서관에 가. 학구열로 뜨거운 그곳에서 밤새 공부를 해. 자, 이젠 졸업을 했어. 넌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아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야. 네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큰 성공을 거뒀어. 널 멘토로 삼고 싶다는 후배들이 상담을 요청해 와. 어때? 그 모습이 보이니?”

눈을 뜬 유 군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멋진 내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행복했다”면서 “앞으로 공부가 지겹거나 무작정 놀고 싶을 땐 미래의 나를 상상하며 유혹을 떨쳐낼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를 해야 할 이유도, 의지도 없는 학생, 책상 앞에 앉았다가도 3분만 지나면 엉덩이를 들썩이는 학생, 공부를 더 잘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학생…. 이런 중학생 323명이 여름방학을 맞아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22∼31일 9박 10일간 열린 1차 중학생 공부스타 캠프 현장에서다.

중학생 공부스타 캠프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기주도 학습능력 기르기! 참가자들은 캠프기간 내내 국내 최상위권 대학에 다니는 멘토들과 붙어 지내며 스스로 학습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법을 익혔다. 학습 멘토는 총 27명. 멘토와 함께한 열흘 동안 참가자들은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깨닫고, 어떤 다짐을 가슴에 새겼을까?

중학생 공부스타 캠프의 일상을 직접 들여다봤다.

○ 난생 처음 체계적 플래닝, 7시간 붙박이 공부

오전 8시, 본격적인 하루의 시작. 아침식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조별로 강의실에 모여 오늘의 공부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캠프 첫날 자기주도학습 전문가로부터 들은 ‘플래닝 원리’ 강의에 따라 오늘 공부할 과목과 분량, 시간을 적절하게 배치해 학습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을 짜는 중요한 시간이다.

“다음 학기 전교 5등 안에 드는 게 목표”라는 중1 윤시온 양(13·경기 안양시)은 ‘영어 단어 30개 외우기’ ‘수학 문제집 5장 풀기’ 등 오늘의 공부계획을 학습 플래너에 적었다. 윤 양이 처음부터 이렇게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건 아니었다. 캠프 초반 ‘수학 집합 단원 복습하기’처럼 막연했던 그의 학습계획은 멘토의 개별지도를 거치며 세밀해졌다.

윤 양은 “처음엔 정해진 시간에 얼마나 공부해야 하는지 잘 몰랐어요. ‘어디까지 꼭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없어서 그런지 공부할 때도 지루하고 늘어졌죠. 하지만 멘토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나서 학습 분량을 명확하게 정해 공부했더니, 차츰 내게 알맞은 학습량도 알게 되고 집중력도 높아져 틀리는 문제가 줄었어요”라고 말했다.

자기주도 학습 시간이 곧 이어졌다. 난생 처음 2시간 이상, 최대 하루 7시간을 꼬박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터.

하지만 학생들은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멘토의 지도·감독 아래 문제집 풀기, 책 읽기에 몰두했다. 지겨운 듯 턱을 괴었다가도 주변을 두리번거리고선 다시 펜을 들었다. 한 남학생은 졸음이 오자 아예 자리에서 일어서서 공부를 계속하기도 했다.

중3 김모 군(15·경기 구리시)은 “초반엔 진득하게 앉아서 공부하는 게 무척 힘들었지만 서서히 적응이 됐다”면서 “문제가 잘 안 풀리면 답지부터 찾아 본 예전과 달리, 수학 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0분 동안 붙잡고 늘어지기도 했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 뿌듯하다”고 말했다.

○ 감성일기 쓰며 피드백, “5년 후엔 꼭 멘토 선생님처럼…”

참가자가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때는 언제일까? 바로 매일 오후 10시 조별로 이뤄지는 멘토와의 만남 시간이다. 하루를 점검하면서 학습의 문제점을 짚고 피드백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과목별 학습 노하우, 필기법, 자투리 시간 활용법 등을 들을 수 있기 때문.

대화주제는 학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공부하기 싫은 순간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멘토의 중학생 시절 고민은 무엇이었는지, 대학생활은 어떤지 등 다양한 질문과 대답이 오간다.

“선생님은 중학교 땐 노는 것만 좋아하다가 고등학교 때 정신을 차렸어. 내가 만약 다시 중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더 열심히 공부할 것 같아. 그때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지니까”라는 한 멘토의 말에 학생들의 눈이 반짝였다.

참가자가 오늘 하루 공부한 과정, 느낌에 대해 직접 글로 써보는 ‘감성일기’ 시간도 이어졌다. 감성일기는 자신의 학습과정을 반성하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음으로써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기르기 위한 것. 멘토들은 담당 학생들의 감성일기를 일일이 읽어보며 하나하나 코멘트를 달아줬다. 캠프기간 멘토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고작 4시간 남짓이다.

“내 질문에 꼼꼼하게, 진심을 다해 답해주는 멘토 선생님의 모습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는 중2 고모 양(14·서울). 목표와 롤 모델이 없어 고민이었던 그에겐 이제 꿈이 생겼다. 멘토 선생님처럼 연세대에 진학해 다른 사람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고 감동을 주는 인물이 되는 것이다.

고 양은 이날 감성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캠프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다. 친구, 목표, 롤 모델, 그리고 절대 버릴 수 없는 습관까지. 캠프는 끝나도 내 공부는 계속될 것이다. 이제 내 미래는 누구보다 멋지게 빛날 것이다.”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1차 중학생 공부스타 캠프에 이어 시작된 2차 캠프는 12일까지 계속된다.

천안=장재원 기자 j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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