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한국수학경시대회 초중등부 대상 두 학생에게 들어본 수학공부법

  • Array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퀴즈로 수학과 친해지고, 오답노트로 실수 줄였어요”

《초중학생에게 여름방학은 수학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수학은 많은 학생이 어려워하는 데다 단기간에 실력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과목이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가능성이 있다. 초중학생 자녀를둔 학부모는 궁금하다. 어떻게 하면 이번 방학, 내 자녀의 수학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또래 ‘수학공신’들은 어떻게 수학공부를 할까? 궁금한 학부모라면 서울 대도초 3학년 김태형 군(9)과 서울 번동중 1학년 최재민 군(13)의 수학공부법에 주목해보자. 김 군과 최 군은 지난달 12일 열린 제23회 한국수학경시대회(KMC)에서 각각 초·중등부 대상을 받았다. 한국수학교육학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두 시간동안 서술형으로 출제된 여섯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평가항목이었던 △계산능력 △이해능력 △적용능력△문제해결력에서 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학교 수학시험,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이는 두 수학공신, 이들의 수학공부법엔 특별한 것이 있을까? 그 비결을 알아봤다.》
○ 수학과 친해지기…수학일기, 숫자퍼즐로 흥미 UP!


서울 대도초 3학년 김태형 군(왼쪽)과 서울 번동중 1학년 최재민 군은 지난달 12일 열린 제23회 한국수학경시대회(KMC)에서 각각 초·중등부 대상을 받았다. 이들은 “생활 속 놀이를 통해 수학과 자연스럽게 친해진 것이 수학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대도초 3학년 김태형 군(왼쪽)과 서울 번동중 1학년 최재민 군은 지난달 12일 열린 제23회 한국수학경시대회(KMC)에서 각각 초·중등부 대상을 받았다. 이들은 “생활 속 놀이를 통해 수학과 자연스럽게 친해진 것이 수학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학공신들은 수학을 어려운 과목이라기보다 해결하는 즐거움이 있는 놀이로 생각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수학일기, 수학책 읽기, 수학퀴즈·게임을 통해 먼저 수학과 친해졌다.

김 군은 틈나는 대로 수학일기를 쓴다. 수학공부를 하고 난 뒤 공부한 내용과 과정을 일기처럼 글로 써보는 것이다. 단, △개념 △주제 △풀이과정 및 정답 △직접 만든 응용문제가 들어가도록 정리한다.

예를 들어 ‘순열’을 공부한 날엔 순열개념과 관련된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총 몇 경기가 치러질까?’를 일기주제로 정한다. 이에 대해 자신이 생각한 풀이과정을 서술하고 ‘1등을 한 팀은 총 몇 경기를 치를까?’라는 응용문제를 만드는 식이다. 그는 수학퀴즈를 푸는 것도 좋아한다. ‘11=1’이란 공식에 ‘한 개의 선을 그어 성립이 되도록 만들어라’는 퀴즈가 나오면 ‘11≠1’ ‘1/1=1’처럼 방법을 찾는다.

김 군의 어머니 김원희 씨(42·서울 강남구)는 “어려서부터 반복적으로 계산훈련만 시키면 수학은 재미없고 지루한 과목이란 생각을 할 수 있다”면서 “‘수학자 납치사건’ ‘바빌로고스와 이각형의 비밀’ 등 수학도서를 추천해 수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지도했다”고 말했다.

이번 경시대회 중1 시험에선 ‘7개의 동그라미 속에 1∼7까지의 자연수를 하나씩 넣어 이웃한 세 수의 합의 최댓값을 구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다양한 숫자의 조합을 찾아내야 풀 수 있는 고난도 문제였다. 하지만 평소 스도쿠(숫자퍼즐) 같은 퍼즐게임을 즐겼던 최 군은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다.

최 군의 어머니 전경자 씨(42·서울 강북구)는 “아들이 ‘논리게임 스도쿠’ ‘IQ 148을 위한 멘사 논리 스페셜’에 나오는 퍼즐을 풀기 시작하면 1∼2시간은 꼼짝하지 않는다”면서 “수학게임을 통해 수학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이 대회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실력다지기…‘이 문제 왜 틀렸을까?’

수학에 흥미를 느낀 수학공신들은 자주 수학을 접하는 가운데 문제해결력을 기르면서 실력을 쌓았다. 최 군은 모르는 문제가 나올 땐 스스로 정답을 구할 때까지 새로운 풀이법을 몇 번이고 시도한다. 풀이방법을 고민하다 두 시간 넘도록 한 문제를 잡고 있을 때도 있었다. 초등 5학년 때부터는 오답노트에 틀린 이유를 적었다.

예를 들어 ‘주어진 사각형 안에 색칠한 부분의 넓이를 구하라’는 문제를 틀렸다면 ‘풀이과정 중 13×4를 42로 잘못 계산했음’과 같이 이유를 자세히 적는 것. 이유는 나만의 약자를 만들어 알기 쉽게 표기했다. △‘C’는 계산(Calculation)실수 △‘U’는 이해(Understand)불가 △‘F’는 문제풀이 실패(Failure)란 의미로 알파벳 첫 글자를 문제 번호 아래에 써두어서 다시 풀 때 참고했다.

○ 경시대회 수상 비결…유형에 익숙해져라!

탄탄한 수학실력에 더해 평소 기출문제 위주로 각종 수학 관련 대회를 준비한 것이 두 학생의 수상비결이었다. 기출문제를 푸는 것은 대회 준비의 기본. 매회 기출문제에 창의력을 더하거나 변형된 문제가 출제되지만 기본적인 문제유형은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무작정 많은 문제를 푸는 것보다 기출에서 틀렸던 문제 위주로 반복해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전에 앞서 제한시간을 두고 문제를 푸는 연습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120분 동안 6문항을 풀어야 하는 대회를 준비할 땐 ‘쉬운 문제는 10∼15분 안에 풀기’ ‘한 문제당 20분 넘기지 않기’처럼 자신만의 원칙을 정하는 식이다. 김 군의 어머니는 “시간배분을 잘하는 것은 뻔한 조언 같지만 정말 중요하다”면서 “평상시 수학문제를 풀면서 자연스레 시간을 고려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현 기자 nanzz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