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수학동아와 함께하는 수학이야기]구멍 12개 있는 운동화 끈 매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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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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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조가지!


“발 크기가 얼마인가요?” 신발가게에 가면 자주 듣는 말이다. 자기 발의 크기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기 발에 맞는 신을 사고 발의 특성에 맞게 끈을 매면 걸음이 한결 가볍다.

○ 내 발을 알고 신발을 고르자

대부분 자기 발의 정확한 크기를 알지 못한다. 그저 지금까지 신던 신발의 치수만을 기억할 뿐. 종일 몸무게를 지탱할 발이기에 정확한 발 크기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규모가 있는 신발가게에는 발 크기를 측정하는 기구가 있다. 발의 길이뿐 아니라 발볼의 너비도 함께 잴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미국, 일본 사람과 비교했을 때 발볼이 넓은 편이다. 신발 치수가 같더라도 외국사람의 발에 맞춰 만든 신발을 신으면 갑갑하게 느낄 수 있다.

발이 자라는 시기에는 자기 발에 맞는 신발 치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발이 다 자란 뒤에는 발볼의 너비를 생각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발이 두꺼워지면서 둥근 모양이 된다.

○ 신발 끈 매는 방법, 2조 가지?

끈 있는 신발을 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끈매기’다. 끈을 맬 일이 자주 없기 때문에 다른 신발을 보면서 따라 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발을 자기 발에 최적화시키려면 끈 매는법을 잘 알아두어야 한다.

흔히 쓰는 방식도 자세히 보면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구멍 아래에서 위로 끈을 매는 방식을 ‘언더랩’이라고 한다. 언더랩은 발을 압박하지 않아 장거리 달리기에 적당하다. 하지만 울퉁불퉁한 곳을 달릴 때는 발이 신발 속에서 움직이지 않게 조여 매는 방식이 좋다. 구멍 위에서 아래로 끈을 매는 ‘오버랩’ 방식은 발을 단단히 고정시켜주기 때문에 단거리 달리기에 좋다. 둘을 더한 ‘오버언더’는 위쪽에서 시작해 한 번은 구멍 아래에서 위로, 다음은 구멍 위에서 아래로 끈을 매는 방식이다.

발이 굵은 사람을 위한 ‘나비넥타이’ 방식도 있다. 교차하는 횟수를 줄여 끈이 짧아도 맬 수 있다. 유럽에서 많이 쓰이는 ‘유러피안’ 방식은 왼쪽 끈과 오른쪽 끈이 비대칭을 이루면서 교차하지만 위쪽에서는 일자로 보인다. 양쪽 끈이 교차하지 않고 왼쪽과 오른쪽 구멍을 번갈아가며 두 칸씩 올라가듯 매는법을 ‘바’ 또는 ‘리디어’ 방식이라고 한다. 이걸 단순하게 바꾼 것을 ‘쉬운 일자’ 방식이라 한다. 한쪽 끈은 그대로 두고 다른 쪽 끈만 계단을 올라가듯 매는 방식이다. 두 방식 모두 한 줄의 구멍 수가 짝수여야 깔끔하다. 한쪽 끈을 대각선으로 두고 다른 한 끈만 지그재그로 매는 ‘신발가게’ 방식은 빠르고 간편하게 끈을 맬 수 있어서 신발가게에서 자주 쓴다.

그럼 신발 끈을 매는 방법은 총 몇 가지나 될까? 구멍 12개가 있는 신발을 예로 들어보자. 끈매기를 시작하는 방법은 24가지다. 위쪽과 아래쪽에서 시작하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시작하는 구멍을 하나 선택하면 남은 구멍은 11개다. 남은 구멍에 끈을 맬 수 있는 방법은 22가지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조 가지’에 가까운 방법이 나온다.

24×22×20×18×16×14×12×10×8×6×4×2=

1,961,990,553,600(가지)

하지만 호주의 수학자 버카드 폴스터는 실제로 쓸 만한 방법은 4만3200가지라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들 중 자기 발에 가장 잘 맞는 방식을 찾아 끈을 매면 발에 부담이 줄어든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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