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세계육상대회 관심 높이자는데… 귀막은 대구시-조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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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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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효 기자
이권효 기자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8월 대구세계육상대회에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는 방안을 최근 대구시와 조직위원회에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우 교육감은 8일 “협의라도 해야 하는데 민망했다”며 아쉬워했다. 대구 학생들이 육상대회 마스코트인 ‘살비’도 잘 알고 학교에도 대회 관련 분위기가 느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안을 했는데 이야기도 제대로 들어보지 않고 “예산 드는 거 아니냐”며 귀부터 막았다고 한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며칠 전 “모든 직원이 만나는 시민마다 육상대회의 중요성을 알리고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하는 홍보맨이 돼 달라”고 주문했다. 대회 홍보를 위해서라면 ‘핏대’를 올려도 좋다고 했다. 흥분해도 좋을 만큼 홍보에 나서라는 것이다. 대구시는 10일 인천시를 시작으로 서울 부산 경기 등 광역지자체와 육상대회 협력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직원들은 부서별로 대구 간선도로와 서울역 등에서 대회를 알리는 홍보를 하고 있다. 이 대회가 지구촌 축제가 되도록 다양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정작 대구지역 학생들에게 이 대회가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대구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는는 750개. 학생은 41만 명, 교직원은 2만5000여 명이다. 가족과 친척까지 치면 대구시민의 70%가량이 학교와 관련 있는 셈이다. 대구 학생이라면 대회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살비는 아주 친숙한 캐릭터가 되고 주제가인 ‘함께 달리자’는 친구나 가족과 즐겨 부르는 노래가 돼야 하는 것 아닐까.

대구시는 육상대회가 성공하면 생산유발효과 등이 8조 원이라고 추정한다. 그래서 시민과 국민의 관심을 모을 수 있도록 널리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보라는 것은 그저 일방적으로 요란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 받도록 만들 수 있어야 생명력이 있다. 대구지역 학생과 교직원부터 육상대회를 사랑하게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홍보가 어디 있겠는가.

개회식에 대학생뿐 아니라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도 참가하도록 하고 이 대회가 대구 학생들에게 훗날 추억이 되고 푸짐한 이야기보따리가 될 수 있도록 대구시와 교육청이 머리를 맞대는 것이 ‘사랑 받는 육상대회’를 위해 꼭 필요하다. 대회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의 반짝 이벤트가 아니라 긴 여운을 남기는 육상대회를 위해서라면 더욱 그렇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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