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 미군기지 고엽제 파문]국방부, 반환된 미군기지 100여곳 오염조사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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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캠프 캐럴 현장방문… 미군 “전자레이더 동원 탐색”

국방부와 환경부는 25일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옛 미군부대 캠프 머서 자리에 주둔한 경기 부천시 육군 1175공병단을 찾아 매립 의혹 장소를 조사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장 답사에서 장기근무 부사관 및 군무원을 상대로 구술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1954∼92년 미군 44공병대대가 주둔할 당시의 배치도 등 부대 이력을 파악했다”며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장소에 대한 답사도 병행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토양오염 정황이 포착되면 즉각 물리적인 탐사 등 발굴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부대 내 화학물질 매립 추정 장소는 정문 200m 앞에서 우측 방향에 있는 첫 번째 언덕으로 현재 낡은 건물이 들어서 있다. 다른 관계자는 “캠프 머서를 폐쇄한다는 결정이 내려진 1992년 9월 당시의 오염조사 자료 등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 1175공병단은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캠프 머서에서 화학물질 매립에 따른 환경오염 사실이 확인된다고 해도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따라 미국에 원상 복구를 요구할 방법은 없다. 국방부는 그동안 캠프 머서에서 외관상 환경오염 유발시설이 없어 조사를 하지 않았고, 2003년 이전 한국에 반환된 옛 주한미군기지 100여 곳에 대해서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반환된 옛 미군기지에 대한 전반적인 현장조사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날 고엽제 매립 의혹을 받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캠프 캐럴을 방문했다. 이 장관은 데이비드 폭스 미8군 기지관리사령관에게 “조사를 통해 매몰 여부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폭스 사령관은 “2곳에 대해 앞으로 전자레이더로 땅 밑을 탐색해 현재도 묻혀 있는지 정확히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와 주한미군은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립 의혹과 관련해 26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한미 SOFA 환경분과위원회를 연다. 양측은 한미 공동조사단 구성과 환경조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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