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교육-학원 밀집지역-서울대 많이 보낸 고교 인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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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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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2011학년도
일반계고 경쟁률 분석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 진학률,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 사교육을 받기 유리한 환경. 서울지역 학부모가 자녀의 고교를 고를 때 가장 중시하는 기준이다.

서울시교육청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선동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1학년도 후기 일반계고 경쟁률’을 본보가 분석한 결과다.

고교선택제는 시내 모든 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1단계에서 정원의 20%, 인근 학군까지 지원이 가능한 2단계에서 40%를 선발한다. 나머지는 거주지를 고려해 강제 배정하는 식이다. 다만 용산 종로 중구 등 중부학군은 1단계에서 60%를 선발한다.

○ 서울대 많이 보낸 학교가 경쟁률 높아

특목고 자율고 자율형공립고를 제외하고 176개 고교를 조사했더니 자치구 25곳 중에서 14곳은 서울대 합격자가 가장 많은 학교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예를 들어 2007∼2011학년도 서울대 합격자가 68명으로 176개고 중 가장 많은 경기고는 강남구에서 경쟁률 1위(13.5 대 1)였다. 다음으로 서울대에 많이 보낸 중산고(65명)와 서울고(65명)는 각각 강남구에서 경쟁률 3위(8.8 대 1), 서초구에서 경쟁률 1위(18.9 대 1)를 차지했다.

176개고 중 경쟁률(19.9 대 1) 1위인 건국대사대부속고는 광진구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세 번째로 많이 낸 학교. 전체 경쟁률 3위인 신도림고(19 대 1)는 2009년 개교해서 지난해 입시까지 고3이 없었다.

지원하려는 학교가 서울대에 얼마나 많은 학생을 보냈는지를 학부모와 학생이 잘 알고, 학교 선택에 참고했음을 알 수 있다.

○ 맞춤형 교육의 힘

영어·과학 등의 맞춤형 교육을 하는지도 학교를 고를 때 영향을 미쳤다. 건국대사대부속고는 영어중점학교. 영어 교사가 12명으로 다른 학교보다 많아 학생은 수준에 따라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다.

이 학교는 진학지도 전문팀을 운영해 맞춤형 수업을 한다. 이군천 교장은 “학생 성적에 따라 수업을 달리 한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라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도한다”고 말했다.

과학중점학교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1차 경쟁률 3, 4, 11위인 신도림고 서울고 숭의여고는 모두 과학중점학교. 수학과 과학 수업시간이 일반계고보다 많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과학고를 제외하면 이공계 지망 학생이 선택할 만한 학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과학중점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개교 1년 만인 2010학년도에 경쟁률 1위였던 신도림고는 지난해 3위였다. 방과후학교에 외부 전문 강사를 초청해서 맞춤형 수업을 한다.

수학과 과학은 교과교실제로 운영하고, 입학사정관 연구팀을 따로 만들어 학생 개개인에게 맞춰 지도하는 점도 특징. 오세창 교장은 “일반계고가 살아남는 법은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쟁률 높은 학교는 일부에 집중

1단계 경쟁률이 5 대 1 이상인 학교 66곳은 강남구와 노원구 등 일부 지역에 몰렸다. 노원구에서는 서라벌고(13.5 대 1)를 비롯해 7개 학교가 들어갔다. 강남 송파구에는 각 6곳, 서초 양천 은평구에는 각 4곳이 있다. 이들 학교 주변에는 학원가가 밀집해 사교육을 받기 편리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대문 용산 종로 중구는 1단계 경쟁률이 5 대 1을 넘어서는 곳이 없었다. 하지만 용산 종로 중구의 ‘중부학군’ 소속 학교는 다른 학군과 달리 1단계에서 모집 정원의 60%를 선발하므로 다른 지역과 경쟁률을 단순비교하기가 곤란하다.

용산구 오산고 목진우 연구부장은 “중부는 도심공동화, 뉴타운 개발로 지역 내에서 학생을 모두 채우기 어렵다. 1단계로 서울 전체에서 60%의 학생을 뽑으므로 평균 1차 경쟁률이 2.1 대 1이라 해서 비인기 학교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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