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 임상 첫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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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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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생위, 차바이오社 ‘망막질환 치료제’ 찬성… 美이어 세계 두번째

국내 처음으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의 길이 열렸다. 이 같은 임상시험 허가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국생위)는 27일 바이오업체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의 배아줄기세포로 망막질환 치료제를 만드는 임상시험이 생명윤리법을 어기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차바이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는 대로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심장 근육 등 여러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고 무한 증식이 가능하다. 그러나 세포가 분화하면서 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생명체(배아)를 훼손한다는 윤리 논란도 일었다. 이 때문에 줄기세포를 사람에게 직접 이식하는 연구가 허용되지 않았다.

이번 임상이 승인되면 2005년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태 이후 금기시돼 온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 개발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생위의 이번 결정도 난치성 치료제 개발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재경 국생위 위원장(연세대 의대 교수)은 “이번 임상은 배아줄기세포를 망막세포로 분화시킨 다음 사용한다. 이미 분화된 세포는 체내 이용이 금지된 배아줄기세포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데 위원 전원이 찬성했다”고 말했다.

차바이오의 임상시험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청소년기에 빈번히 발생하는 스타가르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 병은 눈의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며 환자의 절반이 50세 이전에 실명하지만 적절한 치료법이 없다.

임상시험은 우선 환자 3명을 대상으로 18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연구팀은 황반에 이상이 생겼을 때 제일 먼저 죽게 되는 망막색소상피세포(RPE)를 배아줄기세포로 만들어 환자에게 주입한다. 망막 기능을 되살려 시력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차바이오와 공동으로 연구를 해온 미국 바이오업체 ACT는 이미 지난해 11월 22일 미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차바이오 측은 생쥐 등 동물실험에서 배아줄기세포 주입으로 인한 종양 등 부작용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사람에게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형민 차의과학대 줄기세포연구소장은 “종양 제거 기술이 발달해 더욱 안전한 세포로 분화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생위는 인공수정 직후 냉동되지 않은 신선 배아세포를 분리 배양해 그 일부로 줄기세포를 만들려는 차병원의 연구 신청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할구를 증식한 배아세포를 생명의 일부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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