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내고장 둘레길/충북 괴산 산막이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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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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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숲길 따라 4km… 걷는 재미 ‘쏠쏠’

산막이옛길은 내내 호수를 끼고 걷는다. 강바람과 산바람이 조화를 이뤄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산막이옛길은 내내 호수를 끼고 걷는다. 강바람과 산바람이 조화를 이뤄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전국에 걷기 바람이 한창이던 2009년 충북 괴산에 4km 길이의 산책길이 하나 생겼다. 300km가 넘는 올레길에 비하면 아주 짧은 거리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이 길을 찾았다가 반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바로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이어지는 ‘산막이옛길’이다.

괴산군이 ‘갈은권역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의 하나로 13억여 원을 들여 개설한 이 길은 산과 물, 숲이 길과 어우러져 있다. 산막이옛길 문화관광해설사인 이대중 씨(65)는 “산막이는 ‘산의 마지막’, ‘산으로 가로막혔다’는 뜻”이라며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갔던 피란민들이 산에 막혀 더이상 가지 못하고 머물렀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길은 주차장 인근 안내소를 지나면서 시작된다. 소나무 숲길 사이로 시멘트길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평균 너비 2m의 산막이옛길은 시멘트길과 흙길, 나무받침(데크)길로 돼 있는데 나무받침길이 주를 이룬다.

고인돌 쉼터와 연리지(連理枝·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맞닿아 한 나무처럼 자라는 것)를 지나면 소나무 출렁다리가 나온다. 부근에는 남녀가 엉켜있는 듯한 모양을 해 ‘19세 이하 관람금지’ 표지판이 걸려 있는 소나무(정사목)가 있다. 노루샘∼연화담을 지나면 괴산호의 풍경을 한눈에 보며 도시의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망세루(忘世樓)를 만난다. 이후 앉은뱅이 약수∼얼음바람골∼호수전망대∼괴산바위∼괴음정∼고공전망대∼마흔고개∼다래숲동굴∼진달래동산∼가재연못 등의 구간을 거치면 산막이옛길의 끝인 나루터에 다다른다. 나루에서는 유람선을 수시로 운항한다. 어른 5000원, 어린이(13세 이하) 3000원.

걷기가 성에 차지 않은 사람들은 산막이옛길을 둘러싼 등잔봉에 올라볼 만하다. 등산코스는 2개. 1코스는 노루샘∼등잔봉(해발 450m)∼한반도전망대∼천장봉∼산막이마을 4.4km, 2코스는 노루샘∼등잔봉∼한반도전망대∼천장봉∼진달래동산의 2.9km다. 정상인 등잔봉에 오르면 한반도를 빼닮은 지형과 괴산댐 군자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등잔봉은 옛날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간 아들의 장원급제를 위해 어머니가 등잔불을 켜놓고 100일간 치성을 올렸다는 전설에서 유래됐다.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증평 나들목을 나와 괴산읍∼칠성면∼괴산댐∼산막이옛길 주차장으로 오면 된다. 또 괴산나들목이나 연풍나들목을 이용해 칠성면∼괴산댐∼산막이옛길 주차장으로도 올 수 있다. 주변에는 여름철 피서지로 이름난 쌍곡계곡을 비롯해 칠보산 각연사 미선나무 자생지(천연기념물 221호) 등 가볼 만한 곳이 풍부하다.

먹을거리로는 올갱이국이 손꼽힌다. 올갱이는 다슬기의 사투리로 숙취 해소에 좋고 간 보호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주로 해장국 재료로 쓰이고 있다. 이 지역 올갱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초록빛이 많이 돌고 모양도 둥근 편이다. 구수한 된장국에 혀에 감기는 부드러운 각종 채소가 듬뿍 들어간 올갱이국은 쌉쌀하면서도 뒷맛이 시원하다. 산막이옛길 입구의 둔율올갱이마을에서 해마다 7월이면 올갱이 축제를 열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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