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하루 평균 7.6회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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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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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간 지연 도착 현황

올 2월 11일 경부고속철도 광명역에서 발생한 KTX 산천 탈선사고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로 확인됐다. 국토해양부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는 5일 “50여 일간 각종 증거, 관련자 조사, 전문가 자문 등을 거친 결과 광명역 탈선 사고는 선로전환기 밀착감지기 너트 분실 후 철도 관계자들이 임의로 신호기를 조작해 발생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루 평균 7.6회 문제 발생


조사위에 따르면 사고 당일 일직터널 내 밀착감지기 케이블을 교체하던 외부업체 직원은 4개만 풀어야 할 나사를 5개 푼 후 나머지 1개를 조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선로전환기 장애가 발생하자 신호시설 유지보수 담당 코레일직원은 임의로 선로전환기 진로표시회로를 연결했지만 관제사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관제사가 선로전환기 진로를 우선회에서 직진으로 변경했을 때 관제센터 표시화면에는 진로가 정상으로 표시됐지만 철로는 계속 우선회 위치에 있어 열차가 진입하다가 탈선한 것이라고 조사위는 설명했다.

부주의로 인한 열차 사고는 고질적인 문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을 통해 코레일에서 입수한 ‘KTX 연도별 지연 도착 현황’ 자료에 따르면 KTX가 개통된 2004년 4월 1일부터 지난해까지 KTX는 차량, 선로, 통신, 운전 등 크고 작은 이유로 1만8518차례나 종착역에 5분 이상 늦게 도착하는 지연 사고를 냈다. 7년(81개월) 동안 하루 평균 7.6회꼴이다.

다만 KTX 지연 사고는 도입 2년 안팎을 고비로 줄어들었다. KTX의 지연 사고는 2004년 4322건, 2005년 3185건에 이어 2006년 4400건까지 늘었다가 △2007년 3244건 △2008년 1911건 △2009년 995건 △2010년 461건 등으로 감소했다. KTX 도입 2년이 조금 지난 2006년에는 하루 평균 12회가량이나 크고 작은 지연 사고가 발생했지만 5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1.2회 정도로 빈도가 줄어든 것이다.

○KTX-산천의 성장통이라는 지적도


철도 전문가들은 고속철이 2, 3년간 일종의 성장통을 앓다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다고 입을 모은다. 코레일에 따르면 일본 신칸센은 개통 초기 3년 동안 정시 운행률이 90% 선에 머물렀다. KTX의 정시 운행률도 도입 초기에는 95%를 넘어서지 못했지만 2008년(96.66%), 2009년(98.27%), 2010년(98.09%) 등 시간이 갈수록 높은 정시 운행률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잇따른 KTX 사고는 지난해 3월 운행을 시작한 KTX-산천의 성장통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송대 철도차량시스템학과 이진원 교수는 “고속철은 보통 초반에 설비, 시스템 등 각 분야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안정화되다가 다시 몇 년 지나면 장비가 노후화되면서 고장이 발생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KTX-산천이 도입되면서 다시 시행착오 단계를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성장통이라 해도 이미 8년째 고속철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짧은 기간에 사고가 집중되고 있는 것은 KTX를 운영하는 코레일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조사위 관계자는 “철도 종사자들의 안전불감증, 코레일의 안전관리시스템 미흡 등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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