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 독도에 日방사선 감시장치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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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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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교과, 日교과서 독도 왜곡 파문 이틀만에 전격 방문

‘우리 국민 안전 지킴이’ 설치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1일 독도를 찾아 방사능 감지기 설치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국무위원의 독도 방문은 2008년 이후 3년 만이다. 이 장관 왼쪽은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 오른쪽은 독도를 지키는 동해해양경찰서 5001함의 김문홍 함장.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우리 국민 안전 지킴이’ 설치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1일 독도를 찾아 방사능 감지기 설치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국무위원의 독도 방문은 2008년 이후 3년 만이다. 이 장관 왼쪽은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 오른쪽은 독도를 지키는 동해해양경찰서 5001함의 김문홍 함장.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우리 땅 독도에 방사능 감지기를 설치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왔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무인 환경방사능 감지기를 설치하기 위해 1일 독도를 찾았다. 이번 방문은 일본의 교육과 과학을 맡는 문부과학성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장관은 미묘한 시기에 방문한 것에 대해 “독도에 감지기를 설치하는 것은 우리 영토 어디라도 방사능 오염, 지진해일(쓰나미), 지진 등 어떠한 재해로부터도 보호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한반도 최동단인 독도는 일본 본토와 불과 205km 거리에 있어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이 서쪽으로 날아오게 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 이 장관은 “독도 감지기가 세워짐으로써 방사능 측정소가 전국 71곳으로 늘었다”며 “앞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방사능 안전을 최우선 정책으로 두겠다”고 말했다.
▼ “내년 독도해양기지 준공… 지진-쓰나미 본격 연구” ▼

“10.7μR(마이크로뢴트겐)로 측정되었습니다. 104nSv(나노시버트) 정도 됩니다. 미량에 불과합니다.”

1일 오후 2시 40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박원종 책임연구원(61)은 독도 환경방사능감지기(감지기)가 측정한 방사선 수치를 크게 외쳤다. 독도경비대 용지 내에서 기상장치 옆에 감지기 설치를 시작한 지 약 20분 만에 나온 첫 번째 결과다. 뢴트겐(R)은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단위고 시버트(Sv)는 신체 각 부위가 받는 영향을 포함하는 수치로 연간피폭 허용치는 1mSv(밀리시버트) 정도다.

무인감지기 설치를 독려하기 위해 독도를 찾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윤철호 KINS 원장은 박 연구원의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독도에 처음 설치된 감지기는 세로 60cm, 가로 30cm 크기로 받침대를 포함하면 높이가 150cm 정도 된다. 이 장비는 시간당 방사선량을 5nSv의 미량에서부터 1000mSv 정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첫 검출 수치는 평상시 대기 중 방사선량인 150nSv보다 적었다. 일반인이 X선을 한 번 촬영할 때 받는 방사선량의 900분의 1 수준이다. 이 장치에서 얻은 수치는 대전 KINS 본원에 연결돼 5분마다 전송된다. 분석 즉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된다. 독도 감지기 측정치는 이날 시험 가동 후 2일부터 공개된다.

이 장관은 “내년에 독도에 세우는 동해독도해양과학기지에서 지진, 쓰나미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제기한 이슈에 정면대응하기보다는 보편성을 갖는 과학연구로 영토의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독도를 지키는 동해해양경찰서 5001함의 김문홍 함장(53)은 “최근에도 일본의 순시선이 독도 근처를 지나갔다”며 “계속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독도경비대장 김병헌 경위(50)는 “방사선 감지기 설치로 대원들이 방사능 오염에 불안해하지 않고 우리 영토 독도를 지키는 데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장관이 독도를 방문한 것은 ‘독도가 우리 땅’임을 일본에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동안 독도를 방문한 정부 고위급 인사는 많지 않았다. 2005년 5월 진대제 당시 정보통신부 장관이 국무위원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해 휴대전화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현황을 살폈다. 일본 시마네(島根) 현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조례를 제정한 직후였다.

2008년 7월에는 일본이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명기한 데 항의해 한승수 국무총리가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했다.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동행했다.

독도=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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