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ㄷ’자 양화대교, 직선화 아치교 설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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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삭감으로 중단된 공사… 市, 예비비로 재개

서울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공사를 중단했던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대교. 동아일보DB
서울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공사를 중단했던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대교. 동아일보DB
“구멍 난 곳에 퍼즐을 맞춘 셈이죠.” 23일 오후 서울 양화대교 공사 현장에서 만난 한 엔지니어는 공사 재개에 대한 감회를 묻자 이렇게 얘기했다.

그동안 예산이 삭감돼 공사가 중단됐던 양화대교 구조개선사업이 16일부터 재개됐다. 삭감된 올해 사업 예산 182억 원을 서울시가 예비비로 충당하겠다고 선언한 다음 날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이날은 그동안 뻥 뚫려 있던 강 하류 방향(강서·인천 쪽) 112m 구간에 흰색 아치교가 설치됐다.

○ ‘ㄷ’자에서 알파벳 ‘D’ 된 양화대교

현장에선 아치교에 덧칠해진 페인트 냄새가 가시지 않았다. 길이 112m, 폭 17∼22.8m, 높이 21m인 아치교를 끼워 맞추는 데는 8일이 걸렸다. 아치교 판 조각들을 공장에서 양화대교 근처 예인선으로 옮기는 데 5일이, 11개의 판 조각을 이어 양화대교 높이보다 75cm 높게 올리는 데 이틀이 각각 걸렸다. 아치교 전체 무게는 1430t이다.

이광세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장은 “아치교와 양화대교 사이에 벌어진 틈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측량 기기로 높낮이를 정확히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틈 사이는 깍지를 끼는 원리인 ‘핑거조인트’로 맞물리게 한다. 여름이면 열에 의해 다리 폭이 팽창하고 겨울에는 수축되기 때문에 시멘트로 마무리할 경우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아치교 가장자리에는 폭 5m 구간을 남겨두었다. 이곳에는 시민이 한강을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4월 말까지 차가 다닐 수 있도록 도로를 포장하고 중앙분리대를 설치하는 등 마무리 작업을 한 후 5월 초 하류 방향 아치교를 개통할 계획이다. 같은 시기 상류 방향에 설치된 가교도 제거돼 잠시 동안 다리는 일자형이 된다. 그러나 곧바로 가교를 하류 아치교 옆에 옮기는 작업이 시작되고 9월부터 상류 방향 아치교 설치 사업이 시작되면 다리는 다시 ‘ㄷ’자형으로 바뀐다. 이 부장은 “구조개선 공사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 “지체할 수 없는 사업” vs “예비비 불법 집행”

양화대교 구조개선사업은 지난해 2월 22일 시작됐다. 총길이 1048m의 양화대교 아래로 6000t급 배가 다닐 수 있도록 교각 폭을 42m에서 112m로 넓히는 것이 구조개선사업의 핵심. 총 415억 원 중 지난해 예산 263억 원을 집행해 전체 사업의 60%를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올해 사업 예산 182억 원이 포함된 서해뱃길 사업예산 752억 원 전액을 삭감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날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동안 서울시의회와 대립하면서 시민에게 불편을 안겨 드렸다”며 “예비비로 사업을 시작한 만큼 어떤 일이 있어도 내년 3월까지 양화대교 구조개선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서해뱃길 사업이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연계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중국인 관광객을 서울로 끌어들이기 위해 ‘뱃길’을 만드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오승록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지방의회 심의과정에서 삭감한 경비에 예비비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 집행”이라며 “오 시장을 포함해서 사업에 관계된 공무원 전원에게 징계 요구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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