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막연한 동경이 아닌 자신의 꿈 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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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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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외모·성실성 등 종합적 평가… 평소 자기관리 꾸준히 해야
극동대학교 항공계열학과 면접현장

2일 오전 10시 충북 음성군 극동대학교 공산기념관에서 항공운항서비스학과 정시 면접이 진행됐다. 면접은 외국어 자기소개, 교양 및 전공 영역 질문으로 이어졌다.
2일 오전 10시 충북 음성군 극동대학교 공산기념관에서 항공운항서비스학과 정시 면접이 진행됐다. 면접은 외국어 자기소개, 교양 및 전공 영역 질문으로 이어졌다.
12일 오전 10시. 충북 음성군 극동대학교(총장 류기일) 공산기념관에선 이 대학 항공계열학과의 면접이 한창이었다. 면접고사 현장은 우수한 인재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려는 면접관의 날카로운 질문 속에서 자신의 꿈을 어필하려는 지원자의 열기로 가득했다.

승무원, 파일럿, 항공기 엔지니어 등 전문직업인을 길러내는 항공계열학과는 어떻게 면접을 진행할까? 최근 2011학년도 정시모집 면접을 치른 극동대학교 항공운항서비스학과와 올해 신설돼 첫 신입생을 선발하는 이 대학 항공운항학과, 항공정비학과의 심층면접 현장을 들여다보았다.

항공운항학과 면접은 전직 전투기 조종사 두 명이 직접 면접관으로 참여해 지원자 한 명을 평가하는 심층면접으로 진행됐다.

면접관이 윤모 군(19·경기 고양시)에게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관해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중 한 나라의 입장에서 의견을 말해보세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윤 군은 “미국의 입장에선 강대국만 보유할 수 있는 핵무기를 북한이 보유하게 되면 세계의 패권이 흔들리는 셈이라 강력하게 반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일반인은 알기 어렵지만 항공운항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답할 수 있는 질문도 등장했다. 면접관은 ‘슈퍼소닉스피드’와 ‘하이퍼소닉스피드’는 무엇인지, ‘항공관제’와 ‘항로’가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겨울철이 여름철에 비해 이륙을 위한 활주거리가 짧은 이유에 대해 묻기도 했다.

한상호 극동대학교 입학처장은 “어려서부터 꿈이 파일럿이었다면 해당 분야의 책을 읽거나 정보를 얻으면서 꿈을 키웠을 것”이라면서 “전문용어나 전문지식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답을 한 학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의 면접은 면접관의 정면이 아닌 옆으로 선 채로 진행됐다. 한 처장은 “전투기 조종사로서 적합한 신체적 조건뿐 아니라 민항사 조종사에게 필요한 ‘신뢰감을 주는 외모’인지를 평가하기 위해 특별한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항공운항서비스학과는 극동대학교의 대표적인 특성화학과. 2011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이 58 대 1, 정시 나군 모집 경쟁률이 약 17 대 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5명이 한 조가 되어 면접실로 입장한 지원자는 한 명씩 외국어로 자기소개를 했다. 영어는 물론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로 자기소개를 준비한 지원자도 있었다. 승무원에게 승객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외국어 실력은 필수이기 때문. 항공운항서비스학과는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전문 항공서비스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항공영어·중국어·일본어를 가르친다. 올해 졸업생 30여 명 중 10명이 이미 항공사에 합격했을 만큼 높은 취업률을 자랑한다.

이효선 극동대학교 항공운항서비스학과 교수가 “승객의 입장에서 어떤 서비스를 받았을 때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했습니까?”라고 물었다. 지원자 김모 양(19)은 “무엇보다 환한 미소와 함께 하는 서비스, 승객을 편안하게 모시고자 하는 마음에서 우러난 서비스가 가장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이 교수는 “우리 학과의 경우 졸업 후 진로가 확실한 만큼 전공 분야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얼마나 진지하게 이뤄졌는지 면접을 통해 확인한다”면서 “학교생활기록부, 승무원으로서 적합한 외모, 성실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철저히 자기관리를 해온 학생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가수들의 저연령화로 인한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감명 깊게 본 영화’ 등 교양 질문에 이어 저가항공사에 대한 자신의 의견, 객실 승무원이 되려는 이유 같은 전공영역 질문으로 이어졌다.

항공운항학과와 함께 올해 신설된 항공정비학과도 졸업 후 진로가 명확하다. 면접은 항공기의 기계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전문가로서 성장할 적성과 소질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항공기 설계에 있어서 에어로다이내믹스(aerodynamics)의 뜻은 무엇인지’ 같은 전문적인 질문을 거치는 동안 항공기나 비행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진 학생보다는 관심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온 학생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음성=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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