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곰 탈출 일주일째…‘꼬마’는 어디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2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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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청계산으로 달아난 6살짜리 수컷 말레이곰 '꼬마'가 서울대공원측과 일주일째 숨바꼭질에서 우위를 점하며 포획팀을 '농락'하고 있다.

6일 오전 서울대공원 우리를 탈출한 꼬마는 청계산 청계사와 매봉, 이수봉, 국사봉을 종횡무진하며 잇따라 목격됐지만 10일 오전 11시30분 국사봉 자락에서 모습을 보인 것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꼬마의 동선(動線)을 분석한 서울대공원측은 꼬마가 12일 현재 대공원 남동쪽 국사봉(높이 540m) 정상을 중심으로 반경 500m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1일 오전에는 국사봉 정상의 등산로 근처 바위 밑에서 꼬마의 발자국과 함께 낙엽을 끌어 모아 잠을 잔 흔적이 확인됐다.

배설물에서는 사과씨와 포도씨가 발견돼 등산객이 버린 것을 주워 먹은 것으로 추정됐다. 또 야생 다래씨도 배설물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서울대공원은 이수봉과 국사봉, 매봉을 잇는 트라이앵글의 포획작전 구역을 국사봉으로 압축했다.

포획틀 3개도 트라이앵글에서 국사봉으로 전진 설치해 꼬마가 좋아하는 꿀과 포도주, 정어리를 넣어 유인하고 있다.

포획틀을 만든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 복원센터는 포획틀을 1개 더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대공원 직원 4명은 국사봉 작전구역에서 꼬마를 뒤쫓고 있고, 15명은 작전구역을 에워싸 꼬마가 이 구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경찰과 소방서가 동원된 대규모 수색팀이 8일 철수한 뒤 꼬마가 안정을 찾으며 국사봉 등산로를 주요 이동통로로 삼아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등산객 등 사람 소리가 나면 숨어 있어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2009년 강원도 화천에서 탈출한 사육곰을 포획틀를 이용해 7일 만에 잡은 적이 있어 3¤7일내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등산객들은 꼬마가 먹잇감 부족으로 포획틀을 찾도록 과일 등 음식물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꼬마는 겨울을 앞두고 영양을 비축해 보름가량은 먹이를 먹지 않고도 버틸 수 있는데다 배설물 상태로 미뤄 건강상태가 상당히 양호, 험한 산세의 청계산에서 사냥개를 이용해 추격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서울대공원측은 예상했다.

꼬마 포획을 위해 통제됐던 청계산 등산로가 주말을 앞두고 10일 오후 4시30분부터 모두 개방됐지만 청계산을 찾는 등산객은 눈에 띄게 주는 등 여파가 이어졌다.

의왕 청계사 관계자는 "평소 일요일엔 300여명의 불자와 등산객 등이 점심공양을 했는데 오늘은 200여명 가량으로 줄었다"며 "날씨가 추운데다 말레이곰 출몰 위험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청계산 자락인 성남시 옛골의 한 오리음식점 관계자는 "주말에 보통 500명 이상의 손님이 오는데 어제 40명도 안됐고, 오늘은 점심시간에 20명밖에 못받았다"며 "곰 탈출이 매상에 미치는 영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전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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