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쓰레기 처리에 골치 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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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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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천 서구 청라지구 5공구 공사현장에서 폐기물 선별기계가 토사, 재활용 골재, 소각 가능한 쓰레기 등 폐기물을 세 가지로 구분해 처리하고 있다. LH는 폐기물 처리비용이 많이 드는 이 같은 선별 처리나 소각 방식에서 벗어나 침출수 처리시설을 갖춘 안정화 방식을 택해 비용을 절감하겠다 는 방침이다. 사진 제공 LH
11일 인천 서구 청라지구 5공구 공사현장에서 폐기물 선별기계가 토사, 재활용 골재, 소각 가능한 쓰레기 등 폐기물을 세 가지로 구분해 처리하고 있다. LH는 폐기물 처리비용이 많이 드는 이 같은 선별 처리나 소각 방식에서 벗어나 침출수 처리시설을 갖춘 안정화 방식을 택해 비용을 절감하겠다 는 방침이다. 사진 제공 LH
11일 인천 서구 청라지구 5공구 매립 폐기물 선별 공사 현장. 선별 기계가 땅속에 파묻혀 있던 폐기물을 토사, 재활용 골재, 소각 가능한 쓰레기 등 3가지로 분리해 처리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토사는 양질의 흙과 같은 비율로 혼합해 청라지구 공사 현장에서 재활용하고 있다. 이곳 매립 폐기물 선별 공사 현장에서는 하루 평균 400m³(약 500 t)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1m³당 처리 비용은 12만7000원에 이른다.

○ 폐기물과 전쟁 중인 청라지구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청라지구가 땅속에 묻힌 폐기물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땅 밑에 묻혀 있는 엄청난 양의 폐기물 처리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면서 토지 공급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고, 이는 투자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라지구는 과거 인천의 외곽이었던 서구 경서동, 원창동, 연희동 일대에 조성되고 있다. 이 지역은 폐기물관리법 등 관련법이 없었을 때 도심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 등 다양한 폐기물을 묻은 곳이다. 청라지구 개발을 맡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970∼90년대 이곳에 엄청난 양의 폐기물이 묻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LH가 파악한 폐기물 양은 약 325만 m³(약 500만 t)에 달한다. 이 폐기물을 처리하는 비용만 3700억 원에 이르러 비용 절감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LH 측은 청라지구 개발에 들어간 2003년 8월부터 최근까지 860억 원의 폐기물 처리 비용을 지출한 상태다. LH는 폐기물을 소각하거나 땅 밑에 묻힌 폐기물을 선별 처리할 경우 284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폐기물 처리 비용 아끼면 국가적으로도 이익


LH는 폐기물 처리 비용을 아끼면 도로,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을 갖춘 23만1000m² 규모의 택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LH는 아파트가 아닌 공원이 들어설 지역에 묻힌 폐기물을 소각이나 선별이 아닌 안정화를 통해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LH는 대학에 의뢰한 연구용역을 통해 땅속에 묻힌 폐기물이 20년이 지나 부식이 마무리돼 환경오염의 우려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폐기물 침출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침출수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등 보완책을 세우면 환경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 폐기물을 소각할 경우 t당 26만 원의 처리 비용이 들지만 안정화하면 1만3125원이면 충분해 처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청라지구 A-2지역과 B, C지역에 침출수 처리시설을 설치한 뒤 안정화할 계획이다.

폐기물 처리 비용을 절약하면 청라지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공급하면 투자 유치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LH 청라영종직할사업단 김흥남 부장은 “수천억 원의 폐기물 처리 비용 절감의 혜택이 기업과 국민 등 소비자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쓰레기 처리 시설에 골치 썩고…

경기 부천시가 5월 완공한 생활폐기물 고체연료화 시설(MBT)이 수시로 고장이 나는 등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MBT는 생활쓰레기에서 불에 타는 폐기물을 골라내 압축한 뒤 고체형 연료(RDF)를 만드는 첨단 설비로, RDF는 발전소나 제지공장 등에서 연료로 사용한다.

▶본보 7월 1일자 A17면 참조
가동 못하는 143억짜리 쓰레기 처리시설


16일 시에 따르면 시는 생활폐기물 소각에 따른 대기오염을 줄이고, 폐기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156억여 원을 들여 오정구 대장동 쓰레기소각장에 MBT를 설치한 뒤 가동에 들어갔다. 하루 220t 정도 발생하는 부천지역 생활폐기물(음식물쓰레기 및 재활용품 제외) 가운데 90t을 처리해 55t의 RDF를 생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젖은 폐기물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불이 붙거나 컨베이어, 파쇄기 등에서 폐기물이 걸려 가동이 중단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 10월에만 64차례나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이 때문에 하루 평균 폐기물 73t을 투입해 29t(목표 대비 52.7%)의 RDF를 생산하는 데 그치는 등 당초 목표 처리량을 크게 밑돌고 있다. 또 제때 처리하지 못해 적환장에 쌓아 놓은 폐기물 2520t을 수도권매립지에서 처리하는 바람에 1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낭비했다. 이처럼 MBT가 당초 설계보다 성능이 떨어지고 공정에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시는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BT 사업계획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계획 입안부서 등에 대한 감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강원 원주시와 수도권매립지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들어선 시설이다 보니 기능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가동 중단에 따른 책임을 물어 MBT를 건설한 D건설 등 3개 업체와 체결한 계약을 해지하고, 폐기물 전문 처리업체에 맡겨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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