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1기생 법원-검찰 실무수습 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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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을 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생들의 법원 및 검찰 실무수습이 23일 법원 실습생들의 수료식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실습은 로스쿨생들이 법원과 검찰에서 받는 첫 현장교육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교과서의 지식을 뛰어넘는 값진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지만, 애매한 법적 신분 때문에 깊이 있는 실무교육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한계를 숙제로 남겼다.

대검찰청은 5일부터 2주간 일선 지검과 지청에 로스쿨생 250명을 배치해 현장검증, 변사체 검시, 구치소 견학, 모의조사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서울중앙지법 등 일선 법원에 배치된 470여 명도 12일부터 법정 방청, 조정 참관, 모의변론실습 등에 참여했다. 서강대 로스쿨에 다니는 한영화 씨(25·여)는 “법원의 현장 분위기를 몸으로 담아가는 것 자체가 흥분되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수사나 재판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없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법연수원생들은 공무원 신분이어서 실무수습 때 법원과 검찰의 시보(試補)로 발령이 나 정식으로 사건을 배당받아 민사조정에 참여하거나 직접 수사를 해볼 수 있다. 반면 학생 신분인 로스쿨생들은 이 같은 실무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이 때문에 전국 25개 로스쿨과 협의해 프로그램을 기획한 법원, 검찰, 사법연수원의 실무진은 참관과 견학 위주로 일정을 짤 수밖에 없어 고심을 거듭하다 실습 시작 직전에야 교육안을 확정했다. 중앙대 로스쿨의 허중혁 씨(39)는 “‘우리도 시켜주면 잘할 수 있는데’라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무실습의 목표는 ‘이론과 실무의 겸비’다. 그러나 두 달간 실무교육을 받는 사법연수원생들에 비해 2주라는 시간은 실무 경험을 쌓기에는 너무 짧아 체계적인 실습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소헌 씨(27·여·한국외국어대 로스쿨)는 “오랜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체계화된 실습을 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실습을 받은 주연진 씨(24·여·한국외국어대 로스쿨)도 “수사 참관 일정이 4일밖에 되지 않아 검사님들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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