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기원 “한국의 칼텍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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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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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신입생들에게 文·藝·體 수업… 폭 넓은 소양교육 통해 창의성 길러…

창의적 과학기술 요람인 광주과학기술원(GIST) 다목적 강당에서 댄스 스포츠를 배우고 있는 학부 신입생들. 이들은 2학년까지 특정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기초과학을 배우면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른다. 사진 제공 광주과학기술원
창의적 과학기술 요람인 광주과학기술원(GIST) 다목적 강당에서 댄스 스포츠를 배우고 있는 학부 신입생들. 이들은 2학년까지 특정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기초과학을 배우면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른다. 사진 제공 광주과학기술원
11일 오후 7시 광주 북구 오룡동 광주과학기술원(GIST) 다목적홀. 올해 처음 신설된 학부에 진학한 학생들이 악보를 보며 플루트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입학 전 플루트 개인교습을 받은 이주희 씨(19·강원과학고 졸)는 “한 학기 수업이지만 강의가 체계적이고 수준이 높아 놀랐다”며 “올해 크리스마스 때는 학생들과 함께 연주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입생인 김미주 씨(19·여·서울보성여고 졸)는 올 1학기 동안 인문학에 푹 빠졌다. 오전에 수학, 물리 등 기초과학을 배우고 오후에는 ‘문명과 세계관’, ‘이야기 문학의 이해’ 등의 강좌를 들으면서 인문학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김 씨는 “이공계 대학에서 인문학적 교양을 쌓는 것이 나중에 균형 잡힌 과학도가 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한국의 칼텍’을 꿈꾸며


올해 학사과정을 개설하고 종합대로 새 출발한 GIST(원장 선우중호)는 커리큘럼을 짜면서 세계적인 이공계 대학인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Caltech)를 벤치마킹했다. 통합적 사고를 갖춘 창의적인 과학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인문사회, 예술, 체육 등 소양교육을 강화한 것.

GIST가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해 선발한 신입생은 모두 100명. 이들은 2학년까지는 특정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기초과학을 배우면서 인문, 사회, 예술 분야 수업도 동시에 받는다. 교양수업 학점은 없지만 학생들은 졸업을 위해 음악 강의는 4학기, 체육 강의는 6학기를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3학년부터는 4개 전공 트랙(생명과학, 화학·소재, 응용물리, 전기전산) 중 하나를 선택해 심화수업을 받는다. 오케스트라 동아리 ‘악동’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은학 씨(19·광주고 졸)는 “음악은 물론 전문 강사가 지도하는 농구, 댄스스포츠 등을 배우면서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고 전했다.

○ 소수 정예교육의 성공모델

GIST는 교수와 학생 비율이 1 대 5로 상호소통적인 수업이 가능하다. 발표와 토론을 통한 소수정예그룹의 문답식 교육이 특징이다. 1993년 개원 이후 교양 강좌를 제외한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실력은 필수적이다. 학위논문도 영어로 작성해야 한다.

15년 넘게 석·박사 과정을 중심으로 한 연구중심 대학원으로 운영돼 왔기 때문에 실험 실습 기자재 등 연구 인프라 또한 국내 최고 수준이다. 학부생 지원도 파격적이다. 전체 신입생에게 등록금을 포함한 수업료를 전액 면제해줄 뿐만 아니라 2인 1실의 기숙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신입생들은 20일부터 8주간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에서 수학, 물리, 화학, 생물 등을 배우는 여름 계절학기를 수강하고 있다. 대학 측은 미국 현지에서 세계 명문대 학생들과 어울리며 글로벌 감각을 키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관행 GIST 대학장은 “소수정예 방식으로 선발된 학부생들을 인문학적 소양 위에 창의성을 겸비한 인재로 키우는 게 GIST 교육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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