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조단 발표에도 여전히 남는 의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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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1번’ 글씨 안지우고 北 은밀한 작전했나
② 130t급 잠수정서 1.7t 중어뢰 발사가능?
③ “연관 적다 → 활동했다” 잠수함 판단 왜 바꿨나
④ 물기둥 없을수 있다더니 “치솟았다” 뒤늦게 번복


민군 합동조사단이 20일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상세히 설명하지 않아 궁금증을 남긴 대목이 몇 가지 있다.

▽잠수정이 중(重)어뢰를?=합조단이 “북한의 연어급(130t급) 잠수정에서 어뢰를 발사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하자 일부에선 “잠수함보다 작은 규모인 130t급 잠수정이 무게 1.7t의 중어뢰를 발사할 수 있는가”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일반적으로 잠수정은 길이 2.9m, 무게 280∼300kg의 경어뢰 2발을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방산업계 전문가는 “외부발사관을 부착한다면 중어뢰 발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거 우리 해군의 209급(1200t급) 잠수함도 훈련할 때 외부발사관을 이용해 어뢰를 발사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어뢰의 글씨를 왜 놔뒀을까?=북한 어뢰 추진기에는 파란색 유성펜으로 ‘1번’이라고 쓴 글씨가 뚜렷이 남아있다. 북한은 ‘은밀한 작전’을 수행하면서 왜 글씨를 지우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합조단 관계자는 “제조 과정에서 기술자들이 써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완성품은 알루미늄 외피로 싸여 있어 이를 사용하는 북한군은 내부에 글씨가 있는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수함 판단 왜 바뀌었나=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태가 나기 이틀 전부터 나흘 동안 북한의 잠수함 두 척이 (위성사진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백령도까지 거리가 멀고 잠수함은 느리게 움직일 수밖에 없어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은 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일 합조단은 천안함 침몰 전후에 북한 잠수함정 2척이 활동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우리 해역까지 침투해 도발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 잠수정의 제원이나 운용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물기둥 목격=국방부는 사건 발생 후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는 생존 장병들의 증언에 “버블제트라도 물기둥이 없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에선 견시병의 얼굴에 물이 튀었다는 점, 초병이 100m 높이의 백색 섬광을 봤다고 진술한 점 등을 들어 물기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권 제기 의혹에 추가 설명 안 해=야권 일부 인사들은 “정부는 천안함이 침몰하기 직전 20∼30분 동안 어디서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등의 정보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군사비밀 보호 때문에 일반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미 민주당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에게 천안함의 사건 직전 항적, 속도 등의 정보가 담긴 상세한 자료를 모두 보여줬고 그 의원은 몇 시간에 걸쳐 열람하고 난 뒤 더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 동영상 = 北어뢰 파편 공개…천안함 침몰 결정적 증거





▲ 동영상 = 처참한 천안함 절단면…北 중어뢰 공격으로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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