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신뢰” 3%, “신뢰 안해” 80%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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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합위-사회학회 국민의식 조사

우리 국민의 이념 성향이 중도로 수렴되고 있는 가운데 진보와 보수가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경제사회적 기회균등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이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위원장 고건)와 한국사회학회(회장 양영진 동국대 교수)는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의 사회갈등과 통합방안’ 학술 심포지엄에서 사회통합을 주제로 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201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물어본 결과 국회(정당)가 가장 낮게 나왔다. 응답자의 80.4%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고 신뢰한다는 답변은 3.0%로 미미했다. 정부와 법원에 대해서도 불신(각각 41.8%, 40.8%)이 신뢰(19.6%, 16.8%)를 크게 웃돌았다. 경찰과 은행에 대한 신뢰도는 국회 정부 법원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경찰의 경우 불신(29.1%)이 신뢰(25.6%)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였고 은행은 불신(22.9%)보다 신뢰(35.0%)가 높았다. 다만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5점 척도를 기준으로 보수(3.05) 중도(2.87) 진보(2.82)의 순으로 낮아져 경찰의 법집행에 대한 인식 차를 보여줬다.

사회통합을 제고하기 위해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주체에 대해선 정부(41.5%)와 국회(16.6%)를 꼽는 이가 많았다. 둘 다 국민 신뢰도는 낮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응답자들의 이념성향은 보수 29.7%, 중도 40.3%, 진보 30%였다. 다만 20대에선 진보 (41.8%), 60대에선 보수(47.5%)란 응답이 많았다. 사안별로 보면 ‘성장이 우선’이라는 답변(46.4%)이 ‘분배가 우선’이라는 답변(32.8%)을 웃돌았다. ‘북한이 우리의 동반자’라는 물음에는 ‘그렇다’(38.2%)보다 ‘그렇지 않다’(42.9%)가 많았다.

응답자의 65%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자부심을 느끼지 못한다는 답변은 6.7%밖에 안 됐다. 높은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경제사회적 기회균등이 보장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48.3%로 절반에 육박했고 긍정적인 응답은 18.3%에 그쳤다.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회갈등(복수 응답)은 계층갈등(57.6%) 노사갈등(37.3%) 지역갈등(32.3%) 이념갈등(30.6%) 등의 순이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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