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재도전]불청객 ‘슬럼프’… 혼자 앓지 말고 친구-선생님에게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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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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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학원장이 밝히는 재수슬럼프 극복법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동아일보 자료 사진
《누구나 슬럼프를 겪는다. 재도전 끝에 목표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도 한두 번은 슬럼프에 빠진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슬럼프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겨내는가이다. 재수생들이 슬럼프에 빠지는 시기와 원인, 슬럼프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재수생의 슬럼프는 성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재수를 결심했기에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흔들리는 게 당연하다. 첫 번째 고비는 6월 치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다. 상반기 내내 땀 흘린 결실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 생기는 재수생의 실망과 불안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로 몇 개월간 잦은 구토에 시달리는 수험생도 비일비재하다. 이들은 많은 경우 기숙학원 선생님들과 자주 얘기를 나눈 덕분에 몸과 마음을 추스른다.

용인청솔기숙학원 신상훈 원장은 확실한 목표의식이 슬럼프를 이겨내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그저 남들이 하니까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면 슬럼프에 자주 빠집니다. 왜 공부를 하는지,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를 고민해보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목표에 맞춰 일일 학습량을 정해놓고 어떻게든 그것을 끝내야 슬럼프가 오지 않습니다.”(신상훈 원장)

기숙학원에서 생활한다면 강사진의 도움이 절실하다. 신 원장은 “학생이 손을 내밀기 전에 선생님이 먼저 손을 잡아주고, 적극적으로 학습을 보조해 공부가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생활 관리에도 신경을 더 써서 학생들이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해 다음 날 공부에 지장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수생에겐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공부가 가장 중요한데, 슬럼프에 빠졌다는 이유로 단 며칠이라도 제 시간에 잠을 못자면 그것이 습관화돼 밤에 잠을 못 이루고 수업시간엔 조는 악순환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식사시간이나 휴식시간을 이용해 같은 처지의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샘아카데미 신인호 회장은 “학생들이 슬럼프를 극복하는 힘의 80%는 주위 친구들로부터 얻는다”고 말한다. 경쟁관계로만 이뤄져있을 것 같은 학생들 사이에 오히려 동료애, 형제애가 강하다는 것이다.

“심한 좌절을 겪어본 재수생들이 더불어 생활하면서 친구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인 것처럼 감싸고 극복하도록 도와줍니다. 재수를 결심하고 기숙학원에 들어올 때 학생들이 가졌던 열등감과 불안감도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지내는 동안 점차 자신감으로 바뀌어갑니다.”(신인호 회장)

재수 중반이면 긴장이 풀리고 슬슬 나태해지기도 한다. 이럴 때 기숙학원 선생님이 먼저 알아채고 주의를 주면 큰 도움이 된다. 흔들리는 자신이 못마땅해 힘들어하는 재수생의 경우 함께 생활하는 친구들이 변화를 눈치 채고 다가와 격려해줌으로써 슬럼프를 극복하기도 한다.

흔히 재수는 ‘혼자 하는 것’이라고들 한다. 구체적인 목표의식과 그것을 성취하려는 강한 의지는 분명 재수생 자신에게서 나와야 한다. 그러나 재수생활이 힘들어질 때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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