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선배들이 들려주는 대입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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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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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잃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고려대 생명과학과 09학번 임지순 씨

제 취약과목은 수학이었습니다. 인문계 성향이 강했던 고등학교 1학년 때 모의고사를 보면 늘 수리영역보다 언어, 외국어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과학탐구보다 사회탐구 성적이 더 높았습니다.

컴퓨터 관련 학과에 진학하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망설임 없이 자연계열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자연계를 선택한 뒤 컴퓨터 관련 분야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목표가 사라지자 방황이 시작됐습니다.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놀았던 날도 많았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도 별다른 준비 없이 치렀습니다.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언어영역은 2등급을 받았지만 수리영역은 5등급, 외국어영역은 3등급, 과학탐구영역 4과목은 2∼5등급까지 성적이 들쑥날쑥했습니다. 가장 큰 충격은 바로 수학 성적.

점수에 맞춰 정시 지원을 했지만 전부 불합격했습니다. 이는 수능 성적표 이상의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지원했던 대학들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은 직후 꼬박 하루 동안 울었습니다.

고3 때만 해도 절대 재수를 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었지만 대학에 떨어진 이상 재수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재수를 결심한 뒤 인터넷에서 재수 전문학원을 찾아봤습니다. 강사진, 시설을 고려해 학원을 선택했습니다. 무엇보다 선택한 학원이 대학교 옆에 있어 슬럼프에 빠졌을 때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았습니다.

재수 생활에서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합니다. 슬럼프가 찾아오면 재수를 결심했던 상황, 힘들게 부모님을 설득해 재수를 허락받았던 상황을 떠올리며 이겨냈습니다. 매일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도 다졌습니다. 재수학원에선 제각기 다른 이유로 재수를 시작한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아무도 재수를 막 시작한 2, 3월엔 놀지 않습니다. 재수 초기 때 가졌던 각오가 해이해질 때 문제가 생깁니다.

6월이 되면 학원 정규수업을 빼 먹는 학생이 부쩍 늘어납니다. 책상 앞에 앉아도 집중이 안 된다고 호소하는 학생도 많습니다. 이런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면 재수에서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재수 전문학원의 엄격한 학습과 생활규율도 슬럼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매일 출결상황이 기록되고, 이 기록이 매달 부모님께 우편으로 발송됐기 때문에 지각이나 조퇴는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일요일 보충수업 출석 여부도 전부 기록으로 남아 친구들과 몰래 놀러갈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학원 안에선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친구와 통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작성하느라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됐습니다. 책상 위에서 휴대전화를 치우니 공부에 대한 집중력도 높아졌습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참고서를 돌려 풀고, 학습량을 정해 서로 확인하며 공부했습니다. 이런 방법은 수능 직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친구들과 내기를 해 학습목표를 잘 지킨 친구에게 선물을 사주는 식으로 서로의 의지를 북돋우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습니다.

연습장에 현재 문제점이 무엇인지 적고 스스로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정기적으로 나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 학원 근처 대학 교정을 거닐며 기분전환을 했습니다.

재수학원 등록은 제겐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재수생활을 하면서 고3때부터 흥미를 가졌던 생물이 적성에 잘 맞는다는 걸 깨달았고, ‘고려대 생명과학과’란 뚜렷한 목표를 세웠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목표가 생기니 공부에 더 잘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꿈에 그리던 고려대 생명과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재수를 결심했다면 수능 직전까지 초심을 유지하는 사람만이 재수에 성공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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