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우리 대학 스타/조원권 우송대 학사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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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일 0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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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라오스에 교육시스템 첫 수출

커리큘럼-교재 개발… “대학 국제화는 공익 실현하는것”

동남아 교육수출의 원조인 우송대 조원권 학사부총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동남아 지도를 보며 교육 수출의 배경과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교육수출이 호혜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명훈 기자
동남아 교육수출의 원조인 우송대 조원권 학사부총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동남아 지도를 보며 교육 수출의 배경과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교육수출이 호혜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명훈 기자
2005년 대전 우송대는 대한상공회의소, 포스데이타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그해 개교한 캄보디아 국립기술대학의 교육시스템을 구축했다. 단순히 유학생을 유치하거나 교수를 파견하는 것을 넘어 커리큘럼 및 교재 등 콘텐츠를 개발하고 대학운영 전반을 컨설팅하는 국내 최초의 ‘교육수출’이었다.

이러한 교육수출의 주역이 조원권 우송대 학사부총장(53)이다. 그는 2일 “우송대의 교육수출은 최근 한국이 개발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일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우송대는 2007년에는 라오스 제2국립대인 수파노봉대 설립 프로젝트를 맡았다. 건물 신축에서 교육 콘텐츠 개발까지 완제품 수출이었던 이 프로젝트의 핵심인 교육 소프트웨어 개발은 우송대가 직접 맡았다. 대학의 교육 및 운영 노하우를 라오스 교수진 18명에게 집중 연수시켰다.

우송대가 국내 대학 교육수출의 선두주자로 부상한 것은 정보기술(IT)과 관광, 조리 등 여러 분야를 일찍부터 특성화했기 때문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 관료를 지낸 조 부총장은 1986년 우송대와 같은 재단인 우송정보대학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가난에 지친 자신을 늘 격려해준 초등학교 선생님을 사표로 생각하는 그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멘터 교수로도 통한다.

조 부총장은 경제관료 출신의 경험을 살려 학교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심고 대학의 국제화를 추진했다. 현재 우송대 유학생은 1300여 명으로 재학생 대비 유학생 비율이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높다.

“세계지도를 보다가 동남아에 눈이 머물렀을 때, 이곳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고 우리가 도울 방법은 없나 생각했어요. 문제는 끊임없는 빈곤이었고 이를 극복할 방안은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이라고 보았습니다. 동남아 국가의 정부나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 ‘빈곤에서 벗어날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이다. 대한민국이 그 전형적인 성공 사례’라면서 1960년대 한국의 사진을 보여줬죠.”

우송대의 국제화는 지방대의 생존 전략과는 좀 다른 구석이 있다. 대학의 국제화는 기업과 달리 공익적인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조 부총장의 생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대학이 전에 연수를 받았던 라오스 수파노봉대 교수진 가운데 4명에게 올해 8월 다시 초청해 장학금을 주며 석사학위를 마치게 한 것이 그 사례다. 우송대는 최근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에 ‘협력 대학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두 기관이 절반씩 장학금을 내어 개발도상국 교사의 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조 부총장은 지난해부터는 한식 세계화 프로그램에도 눈을 돌렸다. 워커힐 호텔, 연세대 등과 산학컨소시엄(Y2W-KCA)을 구성해 ‘한식 스타셰프 양성과정’을 정부에서 지정받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는 이론교육, 우송대는 실기교육, 워커힐 호텔은 현장실습을 담당한다.

퇴직하면 동남아에서 교육 봉사를 하는 것이 꿈이라는 조 부총장은 대학의 개도국 유학생에 대한 장학지원과 유학생 유치는 국가적 차원의 과제라고 강조한다. “개도국 유학생은 후일 그 나라의 리더로 클 것이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교육 자체가 친한파 지도자 육성이에요. 중국에는 이미 우송대 유학파 중국인 동문회가 있죠. 국내 300여 대학이 십시일반 빈곤국 학생들의 교육을 맡아준다면 우리의 국제무대가 훨씬 넓어지지 않을까요.”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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