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한남뉴타운, 남산을 끼고 한강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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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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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市, 현상 설계 당선작 확정


3구역 - 최문규 교수 작
하늘 - 산 - 물 - 사람 주제
지형따라 테라스, 판상형으로

4구역 - 이충기 교수 작
능선 - 계곡 살려 방사형 조성
녹지축 연결 입체 보행로도

남산과 한강을 곁에 둬 경관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설계 공모 당선작이 결정됐다. 기존 지형을 살리고,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는 작품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녹지와 주거지역이 함께 어우러진 3구역 당선작(위)과 방사형으로 건물을
배치한 4구역 당선작. 조감도 제공 서울시
남산과 한강을 곁에 둬 경관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설계 공모 당선작이 결정됐다. 기존 지형을 살리고,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는 작품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녹지와 주거지역이 함께 어우러진 3구역 당선작(위)과 방사형으로 건물을 배치한 4구역 당선작. 조감도 제공 서울시
한강을 품고, 남산을 끼고 있어 경관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개발이 남산 지형을 해치지 않고, 녹지축도 함께 복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강과 남산 조망권이 유지되도록 건물 층수도 적절히 조정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남뉴타운 3, 4구역 현상설계 당선작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 남산 경관 보전 필요성 높은 한남뉴타운

한남뉴타운 사업은 용산구 보광동, 한남동, 동빙고동, 이태원동 일대 110만205m²(약 33만2800평)를 함께 묶어 대규모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2003년 뉴타운지구로 지정됐으나 용적률을 높이려는 주민들과 용적률을 낮춰 남산 경관을 보존하려는 서울시의 견해차로 중단됐다. 2006년 시행된 도시재정비촉진특별법에 따라 한남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뒤에야 사업 진행에 속도가 붙었다.

서울시는 올 10월 재정비촉진계획을 세우고, 10억 원을 들여 건축설계 현상공모전을 열었다.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모델을 제시하면 5%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기로 약속했다. 건축물 높이는 최고 34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민간이 주도하는 뉴타운 사업에 서울시가 직접 건축설계 현상공모전까지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계호 뉴타운사업기획관은 “한남뉴타운지구는 남산, 한강과 인접해 기존 재개발사업과는 달리 새로운 재개발 방식이 필요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모전을 진행한 지역은 한남뉴타운 3구역과 4구역이다. 3구역 당선작으로는 최문규 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의 작품이 선정됐다. 4구역은 이충기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의 작품이 당선작으로 결정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강병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는 “기존 도시 구조와 스카이라인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지형과 산세를 보존하고 복원하는 데 중점을 둬 서울시민 모두가 공유하도록 설계한 작품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 남산 녹지와 한강물이 도시 속으로

3구역 설계를 맡은 최 교수는 하늘, 산, 물, 사람 등을 주제로 한 4개의 도시가 서울의 중심에 탄생한다는 주제를 작품 속에 넣었다. ‘하늘의 도시’에는 30층 이상 높이의 건축물이 남산에서 내려오는 ‘바람 길’을 막지 않고, 자연채광이 가능하도록 건물을 배치한다. 아파트는 테라스형, 타워형, 판상형 등을 지형에 따라 다양하게 세울 계획이다. 녹지축 ‘그린힐’ 지역에 조성될 ‘산의 도시’에는 남산의 녹지가 건물 사이로 계속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물의 도시’에는 실개천 같은 수변 공간을 곳곳에 마련한다. ‘사람의 도시’는 옛 골목과 담장, 축대 등을 그대로 둬 ‘사람 냄새’ 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4구역 설계를 맡은 이 교수의 작품은 남산의 능선과 계곡지형을 따라 방사형으로 건물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그라운드 2.0을 향할 건물들 사이로는 입체 보행로가 들어선다. 보행로와 함께 이어진 녹지축은 자연스레 연결돼 한남뉴타운지구 전체의 중심광장을 만들게 된다. 이 교수는 “한강과 남산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아파트 동수를 최소한으로 줄여 ‘열린 공간’을 최대한 늘렸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번 설계 당선작을 가지고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재정비촉진계획을 개정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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