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내년 G20 정상회의, 한강 인공섬 ‘플로팅 아일랜드’에 유치한다는데…

  • Array
  • 입력 2009년 12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강기적 홍보” vs “1만명 수용 무리”
수용 가능 최대 인원 6000명… 의전-경호도 숙제

내년 봄 서울 반포대교 남단에 모습을 드러낼 플로팅 아일랜드의 모습. 서울시는 내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이곳에서 열자고 제안해 놓은 상태다. 국제회의장, 음식점, 요트 라운지 등이 3개의 인공섬에 각각 들어선다. 조감도 제공 서울시
내년 봄 서울 반포대교 남단에 모습을 드러낼 플로팅 아일랜드의 모습. 서울시는 내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이곳에서 열자고 제안해 놓은 상태다. 국제회의장, 음식점, 요트 라운지 등이 3개의 인공섬에 각각 들어선다. 조감도 제공 서울시
‘한강의 기적’을 한강에서 다시 한 번 구현할 수 있을까? 서울시가 내년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한강에서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3일 “의전과 경호 문제만 해결된다면 내년 봄 한강에 세워질 ‘플로팅 아일랜드(Floating Island)’에서 개최하는 게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던 것. 서울시는 이곳만큼 ‘한강의 기적’을 알릴 만한 공간은 없다고 보고 이미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 한강 위에 뜬 인공 섬

‘솔 플로라(Soul Flora)’란 이름이 붙은 플로팅 아일랜드는 서울시가 사업비 662억 원을 투입해 반포대교 남단에 총 9209m²(약 2786평) 면적으로 조성하는 3개의 인공 섬이다. 강바닥에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물 위에 떠 있는 부체(浮體) 형태로 설계했다. 수상도시, 수상공항 등 초대형 부유식 구조물을 지을 때 이용되며 안정성이 뛰어나고 건조기간이 짧은 ‘폰툰식(pontoon type)’ 구조를 적용했다. 수위가 올라가면 부력을 받는 구조물도 같이 올라가 침수가 예방되는 방식이다.

물 위에 떠 있더라도 체인으로 강둑과 연결해 고정시키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이 시의 설명.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팔당댐의 초당 방류랑을 3만7000t, 유속은 초속 2.4m로 가정한 테스트도 거쳤고, 지난해 10월 국토해양부로부터 하천점용 허가도 받았다”고 말했다. 올해 9월 착공에 들어간 솔 플로라는 내년 봄 완공된다.

용지 면적이 4700m²(약 1420평)인 제1섬은 국제회의를 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다. 제2섬은 음식점 등 시민들을 위한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 스포츠 레저시설로 건설되는 제3섬은 요트 라운지 등이 조성된다. 시는 숲, 광장 등을 함께 조성해 새로운 명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엑스 등은 서울을 대표할 만한 특색이 부족하다”며 “한강에서 G20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구현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 크기와 사후 활용도가 문제

플로팅 아일랜드에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려면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코엑스 전시면적(3만6000m²·약 1만1000평)의 25%밖에 되지 않는 곳에 수행원과 취재진을 포함해 1만여 명으로 예상되는 참가 인원을 수용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부산 누리마루는 용지 면적이 1만9772m²(약 5980평)였다. 사공일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 위원장도 지난달 25일 “G20 정상회의 개최 장소는 물리적 여건이 제일 중요하다”며 “의전, 보안, 경호 등을 고려했을 때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유보적인 의견을 보였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당초 설계 시 수용 가능 최대 인원은 6000명 정도였다”며 “의전, 경호 문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의 폐막 뒤 활용 방안도 문제다. 민자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원래 최대 출자자였던 ㈜C&우방이 사업을 포기해 난항을 겪다 ㈜효성이 올 3월 최대주주로 참여하면서 공사가 재개됐다. 당초 사업계획대로라면 올 9월 완공됐어야 하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공사가 진행되지 못했던 것. 현재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서울시의 기대만큼 원활한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문화재단과 함께 하이서울페스티벌 등 각종 문화공연 등을 연중 이어 나가 수익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