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반구대 암각화 정부차원 보존대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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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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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현 상태론 세계유산 등록 어려워”
침수 방지책 모색… 시민단체도 ‘보존회’ 꾸려

울산의 천전리 각석(위·국보 제147호)과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사진 제공 울산시, 동아일보 자료 사진
울산의 천전리 각석(위·국보 제147호)과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사진 제공 울산시, 동아일보 자료 사진
울산의 대표적 문화재인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과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추진되는 등 정부 차원의 보존대책이 마련된다. 또 울산지역 문화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들 문화재를 보존하는 단체가 곧 출범한다.

○ “천전리 각석과 함께 등록”

문화재청은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울산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와 언양읍 대곡리 일원의 대곡천을 ‘대곡천 암각화 군(群)’으로 명명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문화재청 국제교류과 채수희 서기관은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담은 암각화가 태화강 상류 대곡천에 두 개나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현상”이라며 “다음 달 중으로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록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은 예비 리스트 성격을 갖고 있다. 잠정목록 지정 여부는 내년 중반 이전에 확정된다. 잠정목록으로 지정되고 1년이 지나면 세계문화유산 등록신청 자격이 부여된다.

문화재청은 또 현재 반구대 암각화 보존 상태로는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범정부 차원의 보존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발견(1971년)되기 6년 전인 1965년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연간 8개월 이상 침수돼 계속 훼손되고 있다. 최근 현장을 방문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관계자는 “반구대 암각화가 침수되는 것을 막고 원형 보존을 해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를 막기 위해서는 사연댐의 수위를 현재 60m에서 52m로 낮춰야 한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수위를 낮추면 하루 3만 t 이상의 생활용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운문댐 등에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암각화 보존은 우리가”

울산지역 시인과 미술인 등 문화예술계 관계자를 중심으로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목적으로 한 ‘반구대 선사문화 보존회’가 다음 달 초 출범한다. 이 단체는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 등이 지닌 문화적 가치에 비해 이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미진하다는 지역 문화예술인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선사문화 보존회는 △반구대 암각화·천전리 각석 보존 △대곡천 일대 환경보호 △반구대 선사문화의 발굴과 연구·보존 △선사문화와 관련한 국제세미나 개최 등을 주된 활동내용으로 하고 있다.

천전리 각석은 너비 10m, 높이 3m의 바위면에 선사시대부터 신라 말기까지 기하학적 문양과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다. 또 반구대 암각화는 너비 10m, 높이 3m의 ‘ㄱ’자 형태 바위 면에 고래 사슴, 사냥하는 인간의 모습 등 300여 점의 그림이 새겨져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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