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과서 밖에서 체험한 6·25 상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9일 0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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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학생 40여명
전사자 유해발굴 봉사

“6·25전쟁이 교과서 속에 기록된 과거가 아니라 오늘까지 이어지는 숭고한 희생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6일 오후 충북 괴산군 청천면 부흥리 일명 ‘거리고개’ 야산. 군용 야전삽을 손에 든 대학생이 서너 명씩 무리지어 현역 군인들과 함께 조심스레 땅을 파내고 있다. 부산 부경대 동아리인 ‘유엔 서포터스(UN Supporters)’ 소속 학생 40여 명은 지난달 19일부터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과 육군 37사단(사단장 이상욱 소장)이 충북 일원에서 벌이고 있는 ‘6·25 유해발굴 작업’에 힘을 보태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 지역은 6·25전쟁 당시 국군 1사단과 17독립연대가 북한군 15사단을 맞아 1000여 명을 격퇴한 전적을 세워 17연대 모든 장병이 1계급 특진의 영광을 안은 화령장전투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대학생들이 유해발굴 작업에 참여한 것은 육군 50사단 칠곡대대에서 군복무를 하면서 유해발굴 현장을 지켜본 경험이 있는 동아리 회원 백동민 씨(25·전자정보통신공학부 3학년)의 적극적인 추천과 대학 측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 지난해 8월 이 동아리는 6·25전쟁 참전 해외용사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5, 6일 이틀 동안 37사단 110연대 장병 80여 명과 유해발굴 작업을 벌인 도인진 씨(23·행정학과 3학년)는 “호국영령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작은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37사단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발굴작업 참여를 통해 호국보훈 사업을 이해하고 전사자의 희생정신과 6·25전쟁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6·25전쟁 발발 60주년인 내년에 전후 세대의 유해발굴 현장체험을 확대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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