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人의 마에스트로, 음악감상실 DJ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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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지휘자들, 17∼21일 녹향서 1일 진행

“이렇게 큰 선물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클래식음악 전문감상실인 녹향(綠鄕·대구 중구 화전동)을 운영하는 이창수 옹(89)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그를 위해 대구 경북지역 현역 지휘자와 클래식 동호인들이 의미 있는 음악감상회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마에스트로, 녹향으로 가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 음악회는 17∼21일 오후 7시 50분부터 1시간 반 동안 5명의 지휘자가 곡을 틀어주며 해설을 곁들인다. 손님이 없어 문 닫을 위기에 놓인 이 음악감상실에 작은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진행자로 나서는 이들은 청중과 클래식 전반에 대해 이야기도 나눌 예정이다.

이현세 경북도향 상임지휘자(17일), 이일구 김천시향 상임지휘자(18일), 이재준 대구영재예술교육원 음악감독(19일), 박지운 대구시립오페라단 지휘자(20일), 곽승 대구시향 상임지휘자(21일) 등이 차례로 나선다. 곽 씨는 “격의 없이 청중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며 “이 행사가 녹향이 클래식 애호가들의 사랑방으로 인기를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행사의 취지를 알고 모두 흔쾌히 개런티 없이 진행자로 나설 것을 약속했다.

녹향은 이 옹이 광복 직후인 1945년 10월 문을 열었다. 6·25전쟁 중 대구로 피란 온 국내 예술가와 문인들이 이곳에서 예술혼을 불태우기도 했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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