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화순, 생약초로 쑥쑥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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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발상지 전남 모후산서 작약등 재배 작년 34억소득
한약초 대학 - 한방타운 조성… 친환경 ‘약초 메카’ 꿈꿔

전남 화순군 남면과 동복면에 걸쳐 있는 모후산(해발 919m)은 국내에서 인삼이 처음 재배된 곳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편찬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모후산을 ‘산삼의 씨앗을 밭에 심어 재배한 인삼의 발상지’로 소개하고 있다. 한국산삼학회는 학술연구를 통해 ‘동복면 인삼을 쪄서 판 것이 홍삼의 시초’라는 것을 밝히기도 했다. 화순군은 전체 면적의 74%가 산림이고, 연평균 기온이 13.8도로 서늘하면서도 일조량이 풍부해 약초 재배 최적지로 꼽힌다. 화순군은 이런 자연 여건을 활용해 ‘생약초 메카’를 꿈꾸고 있다.

○ 약초 재배로 부농(富農)의 꿈

6일 오후 화순군 동복면 한천리. 산기슭에 자리한 반원형 비닐하우스에서 주민들이 호미로 잡초를 뽑고 있었다. 하우스 안에서는 시금치 모양의 파란 잎이 달린 ‘지황’이 자라고 있었다. 지황은 4월에 심어 11월에 수확하는데 뿌리의 약효가 뛰어나 경옥고를 비롯한 각종 한약재로 쓰인다. 주민 최인근 씨(63)는 “올해 처음으로 지황 2만6000m²(약 8000평)를 심었는데 다음 달 한국인삼공사에 납품한다”면서 “품질이 좋아 7000만 원 이상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생약초 재배 농가들은 약초를 가꿀 때 친환경 미생물제제를 사용한다. 광주 전남지역 최대 상수원인 주암호와 동복댐이 있기 때문에 농약을 쓸 수 없다. 그래서 다른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것보다 손이 많이 간다.

하지만 소득은 다른 농사를 짓는 것보다 훨씬 높다. 화순군 약초 재배 농가는 현재 1300여 가구. 이 농가들은 지난해 작약, 당귀, 방풍, 백지, 길경, 우슬, 황금, 지황, 오미자 등을 심어 34억50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3억 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득이 높다 보니 재배 면적도 크게 늘어 2007년 190ha(57만 평)에서 올해는 250ha(75만 평)로 증가했다. 재배한 약초 절반 정도는 한국인삼공사에 납품하고 나머지는 전남생약협동조합에 팔거나 직거래하고 있다.

○ 약초 메카 꿈꾸는 화순

화순군은 한약초 육성 사업을 지역 특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약초가 정부가 추진 중인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부합할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약초 생산기반 구축에 나선 화순군은 100억 원을 들여 화순읍 내평리에 한약재 유통지원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내년에 이 시설이 가동되면 약초 2000t을 위생적으로 가공해 상품화할 수 있다.

전문 약초 농업인을 배출하는 ‘한약초 대학’도 운영하고 있다. 한약초 대학 2기 졸업생인 최준호 씨(53·화순군 이양면)는 “재배는 물론이고 유통, 브랜드 구축 등 약초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배우기 때문에 약초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화순군은 지역 대학과 약초특화추진단을 구성하는 등 산학연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한방타운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화순=이형주 기자 pen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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