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의 기술<6>우등생 ‘필살기’ 복습

  • 입력 2009년 10월 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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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세대는 ‘예습하라’는 잔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자녀 세대는? 예습은 일상이 됐다. 대부분 학생이 학원 등에서 한 학기 또는 일년 이상 선행학습을 하고 있어서다.

최근 공부의 대세는 예습이 아니다. 복습이다. 같은 내용을 두 번, 세 번, 네 번 계속 봐서 공부한 내용의 ‘체내 흡수율’을 100%에 가깝게 끌어올리는 것이 진짜 복습. 복습은 스스로 공부 계획을 짜고 실천하는 우등생들만의 ‘필살기’다.

복습에도 ‘황금복습주기’라는 게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황금복습주기는 수업을 듣고 나서 1일 이내, 1주일 이내, 1개월 이내에 같은 내용을 반복 공부해 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학습주기다.》

‘황금복습주기’를 실행하라!

▤ 1단계
1일 이내

첫 번째 복습은 수업 종료 ‘1초’ 후 시작한다. 방금 전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키워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훑어본다.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에 형광펜으로 재빠르게 줄을 그은 다음 교무실로 선생님이나 강사를 찾아가 질문한다.

두 번째 복습은 학교 야간자율학습시간이나 학원 자습시간에 이뤄진다. 중학생이라면 그날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고등학생이라면 내신대비용 복습과 수능대비용 복습을 병행해야 한다.

학교시험은 교사가 강조한 데서 100% 출제된다. 내신대비용 복습은 교과서, 프린트, 교재에 필기한 내용 가운데 교사가 “별표 치라”고 말한 부분부터 꼼꼼히 살핀다. 내신대비용 자습서나 문제집을 선택할 때는 서점보다 교무실에 먼저 들르자. 해당과목 선생님의 책상을 살펴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자습서나 문제집으로 공부하는 게 정답이다.

수능대비용 복습은 다르다. 공부할 범위가 넓은 만큼 하루, 한 주, 한 달의 황금복습주기에 맞춰 학습플래너에 체계적인 복습계획을 짠다(그래픽 참조). 그날그날 공부할 내용은 어떻게 결정할까. 1단계, 한 달 동안 과목별로 공부할 교재와 단원을 정해 ‘이달의 예상 진도’에 적는다. 2단계,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다음 주에 공부할 양을 정한다. 3단계, 요일별로 공부할 교재 및 단원을 표시한다.

매일 하는 수능대비용 복습은 ‘교과서·개념서로 이론잡기→문제집 풀기’ 순으로 진행한다. 문제집을 풀다 틀린 문제는 칼로 오려내 ‘오답상자’에 넣어둔다. 오답상자는 언어, 외국어, 수리, 사탐(과탐) 과목별로 하나씩 만든다. 학교에 놔두고 자투리 시간에 꺼내 본다. 아예 몇 개 문제만 골라내 등하교 시간에 들고 다니며 볼 수도 있다. 몇 번 보고 숙지하면 휴지통에 버린다. ‘진짜 중요하다’, ‘접근법이 신선하다’고 판단되는 문제만 추린 뒤 별도의 오답노트에 붙인다.

▤ 2단계
1주일 이내

세 번째 복습은 시간 여유가 있는 주말에 한다. 주말에는 30% 정도만 새로운 공부를 하는 데 쓰고 나머지 70%는 주중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는 데 써라.

주말 복습은 크게 다음 3가지 의미로 활용한다.

첫째, ‘한 주 동안 공부한 내용을 총정리’하는 것. 한 주 동안 틀린 문제 중 중요한 문제만 추려 오답노트를 만드는 것도, 교과서 개념서 문제집의 ‘엑기스’만 뽑아내 하나의 기본서에 정리하는 ‘단권화’를 하는 것도 이때다.

둘째, ‘모르는 부분을 재점검’하는 것. 주중에 푼 문제집에서 틀린 문제만 모아 다시 푼다.

마지막 셋째, ‘밀린 공부를 보충’하는 것. 먼저 학습플래너에 적었던 요일별 복습계획을 지켰는지 철저하게 표시하자. 정해진 양을 지켰다면 ○ 표시, 주말까지 미뤄뒀다 했다면 △ 표시, 결국 지키지 못했다면 × 표시다. ○ 표시가 많으면 주말에 마음껏 놀 수 있지만 ○ 표시가 적으면 주말에 밀린 공부를 보충한다. × 표시가 된 부분은 다시 다음 주 복습계획에 추가해 어떻게 해서든 복습한다.

▤ 3단계
1개월 이내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이번 ‘공부의 기술’ 취재에는 다음의 공부 ‘대가’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1. 이병호 씨(서울대 사회과학계열 09학번)

2. 정현창 씨(경희대 한의예과 08학번)

3. 강수진 씨(서울대 수의학과 09학번)

4. 정중원 씨(서울대 경영학과 09학번)

이병호 씨는 대성마이맥 대학생 멘터 ‘블루윙’, 정현창 씨는 스카이에듀 대학생 멘터 ‘수호천사’로 활동 중이며, 강수진 정중원 씨는 대학생연합동아리 ‘공신’ 소속입니다.

▼ 5대 과목 복습 노하우 ▼

국·영·수는 문제풀이, 사·과는 정리하기!

《매일 하는 복습에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의 5대 과목이 포함된다. 국·영·수·사·과는 과목별로 복습방법이 달라야 한다. 이해·적용이 필요한 국·영·수는 ‘문제풀이’가 복습이다. 문제를 가능한 한 많이 풀고 틀린 문제를 오답노트에 정리하라. 암기가 중요한 사·과는 ‘정리하기’가 복습. 여러 권의 교과서, 개념서, 문제집을 한 권으로 압축시키는 단권화로 승부하라.》

[국영수] ‘오답노트’ 만들고 한 문제를 다섯 번씩 풀어라

국·영·수는 과목당 두세 권의 문제집을 푸는 게 보통. 한 주 동안 틀린 문제만 모아도 오답상자 하나가 금방 가득 찬다. 오답상자에 넣은 문제 중 몇몇 문제는 최종적으로 오답노트에 스크랩된다. 오답노트는 단순하게 만든다. 공책을 사서 앞장에는 문제를 오려 붙이고 뒷장에는 해답을 적는다. 문제 아래의 여백에는 ○ 표시를 다섯 개 그려 넣고 그 문제를 한 번 풀 때마다 ⓥ 표시를 한 다음 날짜를 써넣는다. 같은 문제를 다섯 번 풀어보라는 뜻.

국어는 기출문제 위주로 푼다. 내신과 수능 기출문제를 풀면서 문학, 비문학 작품을 보는 출제진의 시각에 익숙해진다. 과목 특성상 출제진의 주관적인 해석이 개입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수학은 ‘기본 문제집 1권+심화 문제집 2, 3권’을 푼다. 예를 들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처음 배웠다면 기본 문제집으로 50∼100문제의 예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공식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도록 한다. 다음으로 심화 문제집 두세 권을 풀면서 문제유형별 접근법을 익힌다. 수학 오답노트는 문제집 해설지에 나온 설명을 뛰어넘을 만큼 자세하게 쓴다. 해설지에는 없는 그래프, 그림도 그려 넣고 관련된 원리를 팁(Tip)으로 써넣는다.

영어는 오답노트 이외에 단어장, 문법노트를 만든다. 단어장에는 그날 공부한 교과서, 문제집에서 새로 알게 된 단어를 쓰되, 단어 옆에 출처(‘교과서 몇 페이지에 나온 단어’)와 예문(‘그 단어가 쓰인 문장’)을 적어서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 단어인지 알 수 있게 한다. 문법노트는 교과서에 나온 기초설명을 검정 펜으로 써넣고 문법 참고서에 나온 심화설명을 다른 색깔 펜으로 보충한다. 내 눈높이에 맞는 문법책을 쓴다는 기분으로 만들면 흥미롭다.

[사·과] 교과서, 개념서, 문제집 내용을 한 권으로 요약해 단권화하라

먼저 이론 설명이 충실한 교과서, 개념서 가운데 하나를 ‘기본서’로 정하고, 자신이 공부한 교과서 개념서 문제집 등의 핵심내용을 기본서에 모아 압축시키는 것이 이른바 ‘단권화’다. 여러 권의 문제집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고, 단권화 과정에서 핵심내용이 기억된다.

사회는 교과서를 기본서로 정하자. 국사, 근현대사, 세계사, 윤리 등 시대흐름을 파악해야 하는 과목이 많아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도록 디자인된 교과서가 기본서론 제격. 교과서에는 여백이 그리 많지 않으니 따로 노트를 하나 마련해 교과서의 핵심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다음으로 여백에 해당 단원과 관련된 문제를 붙인다. 예를 들어 윤리과목을 단권화한다면 동서양 사상가별로 두 페이지씩을 할당하고 왼쪽 페이지에는 해당 사상가의 핵심 이론을, 오른쪽 페이지에는 관련 문제를 붙인다.

한편 과학은 개념서를 기본서로 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과학탐구영역은 불필요해보이는 작은 개념까지 문제로 나온다. 이런 개념들까지 놓치지 않으려면 교과서보다 설명이 자세한 개념서가 기본서로 적당하다. 단 여러 권의 개념서를 보고 가장 예시가 충실하게 나온 것을 기본서로 선택하라. 개념서는 많을수록 좋다.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등 과목별로 두 권 이상의 개념서를 마련해 한 권의 개념서에 예시를 몰아 적는다. 같은 관성의 법칙을 설명하더라도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나 예시는 개념서마다 모두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해가 안 간다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관성의 법칙’을 직접 검색해보자. 요즘에는 플래시나 동영상으로 과학 원리를 설명하는 개인 홈페이지, 카페 등이 부쩍 많아졌다. 이런 예시를 봤을 때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본서에 해당 예시를 적어두는 것이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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