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장성 ‘백암산’ 38년만에 이름 되찾는다

  • 입력 2009년 10월 1일 0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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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지리정보원 “내년부터 발행 지도에 표기”

전남 장성군과 전북 정읍시 입암면, 순창군 복흥면에 걸쳐 있는 백암산(해발 741m)은 드넓은 호남평야를 마주하고 우뚝 솟아 있다. 육당 최남선은 백암산 봉우리인 백학봉을 두고 “흰 맛, 날카로운 맛, 맑은 맛, 신령스러운 맛이 있다”고 극찬했다. 가을이면 온 산이 붉게 타는 듯한 오색단풍이 장관을 이루고 비자나무숲과 회색 줄무늬 다람쥐로 유명하다. 산기슭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18교구 본사인 대사찰 백양사가 있다.

오랫동안 백암산 이름 찾기에 나섰던 장성군과 시민사회단체가 최근 결실을 봤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내년부터 발행되는 지도에 백암산 지명을 표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장성군은 이를 계기로 지도에 잘못 표기된 봉우리 이름도 바로잡을 계획이다. 현재 백암산의 상왕봉은 상옥봉으로, 사자봉은 사자등으로 표기돼 있다.

백암산 이름 찾기 운동은 3년 전 첫 성과를 거뒀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군민들의 뜻을 받아들여 내장산 남부사무소 명칭을 내장산 백암사무소로 바꿨다.

백암산 이름 찾기 운동은 정부가 1971년 내장산, 백암산, 입암산을 한데 묶어 ‘내장산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내장산국립공원의 총면적은 81.715km². 이 중 백암산이 차지하는 면적은 42%인 34.211km²다. 나머지 38.045km²와 9.459km²는 각각 정읍시와 순창군에 속해 있다.

장성군민들은 1979년 유림을 중심으로 공원 명칭 개정안을 국회와 당시 건설부에 제출했으나 별 진전이 없자 2007년 3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와 환경부에 국립공원 명칭을 ‘내장산·백암산 국립공원’으로 고쳐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인근 정읍시가 반대하면서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장성군은 백암산 지도 표기를 계기로 더는 명칭 변경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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