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족장이 고려대에 땅 기증 왜?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2분


코멘트
“봉사단 활동에 보답… 3만3000㎡ 내놓겠다” 편지
학교측 “수련원 지어 한국문화 소개 거점 활용”

남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 피지의 한 오지마을 족장이 고려대에 약 3만3000m²(1만여 평)에 달하는 임야를 기증했다. 고려대는 피지 수도 수바에서 차량으로 약 2시간 거리의 오지마을 ‘나세비투’의 파올로 카이콜로 족장(87)이 고려대 이기수 총장에게 3만3000m² 상당의 임야를 기증하겠다는 편지를 전해와 이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이 총장을 포함한 고려대 사회봉사단은 8월 8일부터 11일까지 이 마을에 머물며 집짓기 봉사활동과 과학캠프, 문화활동 등을 펼치고 귀국했다. 임야 기증은 고려대 사회봉사단의 봉사활동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나세비투 마을의 족장이 자신의 땅을 내놓겠다고 하면서 성사된 것.

카이콜로 족장은 지난달 11일 봉사활동을 마치고 떠나는 이 총장 등 고려대 사회봉사단 일원에게 피지어로 고맙다고 말한 뒤 이 총장에게 영어 대문자로 쓴 A4용지 한 장 분량의 편지를 건넸다. 이 편지에는 “한국 대학생들이 내 땅에 새 집을 지어주고 우리를 돕는 것을 보았다. 내 땅 일부를 한국 대학생에게 주고 그 공간을 원하는 대로 사용하도록 허락한다”고 적혀 있다.

고려대는 기증받은 땅에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위한 수련원을 지어 고려대 학생뿐만 아니라 현지를 여행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는 생각이다. 기증받은 땅을 살펴보기 위해 10월 초 현지답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한겸 고려대 학생처장은 “열심히 일하고 마을 사람들을 공경하는 봉사단원들의 모습에 카이콜로 족장이 큰 감동을 받은 것 같다”며 “기증 받은 땅을 피지에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거점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