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움직이는 항구’ 카리브해에 띄운다

  • 입력 2009년 8월 7일 02시 59분


美항만업체와 10월 계약

바다로 배 찾아가 화물 하역

서남표 총장의 아이디어

KAIST가 개발 중인 ‘모바일하버(mobile harbor·움직이는 항구)’가 중미 카리브 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KAIST는 최근 푸에르토리코의 최대 무역항인 폰세 항 운영사업자인 미국 UCW아메리카사에서 모바일하버 구매의향서(LOI)를 받았다고 6일 밝혔다. 정식계약은 10월경 체결한다. 앞서 KAIST 장순흥 부총장, 안충승 전문특훈교수(㈜모바일하버 대표이사)와 곽병만 교수(모바일하버 사업단장)는 지난달 19일부터 폰세 항을 방문해 푸에르토리코 상공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모바일하버 사업과 항만 개발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모바일하버는 배가 항구로 들어와 하역하지 않고 움직이는 항구가 바다로 배를 찾아가 하역한 뒤 목적지까지 운송해주는 신개념 항구다. 연안 수심이 얕으면 항만 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환경 문제가 발생하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KAIST 서남표 총장이 싱가포르에 갔다가 항만 포화로 수많은 화물선이 바다에 며칠씩 대기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냈다.

KAIST의 모바일하버는 길이 160m, 폭 36∼37m로 이틀 동안 길이 6m의 컨테이너 1만 개를 하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안 대표는 “항만 확장공사보다 비용이 5분의 1가량 적게 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모바일하버는 KAIST가 정부예산 250억 원을 지원받아 원천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하는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 하지만 바다에 떠 있는 화물선과 모바일하버 모두 흔들리는 상황에서 화물을 옮겨 실을 수 있는 ‘안정화 기술’과 항만을 모바일하버로 대체할 ‘시장성’이 확실치 않아 실효성 논란이 있다.

KAIST는 13일 교내에서 모바일하버 시연회를 갖고 기술적 개발 가능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잠재운다는 계획이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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