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춘천 민자 고속도로 7월 개통

  • 입력 2009년 5월 7일 17시 33분


민자(民資) 고속도로인 서울~춘천(61.4㎞) 고속도로가 7월 중 개통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춘천 소요시간이 기존 70분에서 40분 이내로 단축돼 만성적인 교통 체증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지역 경기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춘천도 수도권'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강원도의 낙후된 이미지도 상당 부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유동인구만 늘어날 뿐 도시기능이 주변 대도시로 흡수되는 이른바 '빨대효과(straw effect)로 인해 지역 경제가 나빠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 고속도로 94% 공정률 보여

서울 강동구 하일동에서 시작되는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현재 9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춘천 고속도로주식회사㈜는 통행요금을 5200원 이상으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내년에 착공해 2013년 완공되는 제2영동고속도로 경기 광주~원주(56.9㎞) 구간의 예정 요금이 3300원인 점을 들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범 시군민추진위원회는 13일 시청 앞 광장에서 통행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갖는다. 추진위원장인 전수산 춘천상공회의소 회장은 "통행요금은 기업 유치와 물류비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다른 고속도로와의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요금은 4000원 선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통 관광 웃고, 교육 숙박 타격

고속도로가 뚫리면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시각이 많다. 우선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유통과 관광 분야는 전망이 매우 밝다. 7일 춘천시에 따르면 이미 이마트, GS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춘천에 진출한 데 이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춘천과 인접한 군 지역에서도 원정 쇼핑을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 유통업체들이 입점을 서두르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이섬, 중도, 강촌 등 주요 관광지에도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춘천시의 기업 유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에 따르면 올 들어 유치한 기업은 7개로 이 업체들의 고용인원은 총 3000명 수준이다.

반면 교육, 숙박업은 고속도로 개통 직후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도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서울 강남의 학원으로 원정 가는 학생들이 있는 상황에서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춘천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이수환 씨(41)는 "서울 가는 시간이 짧아지면 춘천 학생들을 서울 지역으로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숙박업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특히 대학가 주변 하숙, 원룸의 경우 대학생들이 서울에서의 통학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 대학가의 공동화(空洞化) 현상마저 우려된다. 그렇게 되면 하숙, 원룸은 물론 학생들을 상대로 한 대학가 음식점과 PC방, 당구장 등의 업소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강원대의 경우 서울 경기 지역 학생 비율이 45%, 한림대는 60%에 이른다. 또 춘천까지의 소요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숙박 대신 당일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모텔, 여관 등 숙박업소들도 걱정하고 있다. 춘천시 어승담 경제과장은 "고속도로 개통 초기엔 다소 인구가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이전 등으로 인해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며 "지역 경기를 살릴 수 있는 마케팅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전망 엇갈려

부동산 시장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기업 유치 등에 따른 인구 유입과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침체된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의견이 있는 반면 서울에서의 출퇴근과 통학 인원이 늘어나면서 주택 수요가 줄어들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강원대 부동산학과 김갑열 교수는 "기업이 유치되면 상주인구가 늘어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은 당연하다"며 "실수요자와 투자 세력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속도로 개통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해 아파트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서울에 기반을 둔 거주자들의 이탈이 생겨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고속도로와 인접한 퇴계동, 석사동 지역의 아파트는 지난해 30%가량 오른 뒤 올해 들어서는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춘천=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